◆…세무사회 운명의 6월30일…'평생 2번' 회칙개정안 향방은? = 세무사회 정기총회가 오는 30일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정기총회에는 최근 큰 논란이 됐던 선출직 회장 및 감사 임기를 평생 2번으로 제한하자는 내용의 회칙개정안이 상정돼 있다. 일부 회원들 사이에는 이 개정안의 핵심 쟁점인 소급적용에 대해서 회원들의 의견을 속시원히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회장 및 감사 등 선출직 임원은 '평생 2번'만 할 수 있다는 회칙개정안이 '소급적용(전임자 대상)'을 규정한 부칙과 함께 상임이사회를 통과했지만 이사들의 반발로 부칙이 삭제, 세무사회를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사건의 결론이 오는 30일(목) 세무사회 총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상당수 세무사회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총회에서 세무사회를 갈등양상으로 몰고 간 이 문제, 특히 회칙의 소급적용 부분에 대해 다수 회원들이 자신이 가진 의견을 마음껏 개진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 정기총회 안건 상정은 됐지만... = 당초 백운찬 세무사회장은 세무사회칙 제23조 6항의 개정을 추진하고자 했다. 이 조항은 '회장 및 감사는 1차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백 회장은 회장 및 감사의 임기를 평생 2번으로 제한하고 이를 전임자들에게까지 소급적용하는 내용으로 개정하고자 했다. 이 조항은 지난 2013년 이미 두차례 회장을 지낸 전임 회장에 의해 '중임'을 '연임'으로 해석되어 임시총회에서 통과됐고, 결국 전임 회장의 3선 길을 열어준 조항으로도 알려져 있다.
취임 일성으로 "갈등과 분열의 암 덩어리를 용광로에 태우자"고 강조했던 백 회장이었다. 현재 세무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의 핵심에 있는 이 조항을 개정해 세무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만들자는 것이 백 회장의 의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회칙개정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백 회장의 의도가 달성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세무사회 이사회 구성부터가 전임 회장의 영향력 아래 있는 인사들이 다수 참여해 있기 때문. 우려는 현실이 됐고 이사회는 회칙개정안의 핵심인 소급적용 부칙을 삭제한 채 총회 안건으로 상정한 상태다.
◆…단호한 회장의 결의, 결과는? = 지난 14일 열린 서울지방세무사회 정기총회에서 발언하는 백운찬 세무사회장. 백 회장은 이날 "어떠한 경우에도 불합리한 회칙과 제규정은 전면적으로 정비하겠다"며 회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 '소급적용' 통한 3선·4선 금지…세무사회 민의(民意)는? = 당초 백 회장이 회칙개정안에 소급적용을 반드시 넣어 통과시키고자 한 것은 두 번 다시 3선, 4선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들어 세무사회의 분열 소지를 제거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만약 소급적용이 배제된 회칙개정안이 있는 그대로 총회를 통과하면 이미 2번 또는 2번 이상 회장 또는 감사를 역임한 전임자들이 4선, 5선까지 노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세무사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반면 회칙개정안이 부결될 경우 현 규정에 따라 중임이 연임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한 차례(2년)를 뛰어넘어 당선되는 식으로 사실상 평생동안 회장직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세무사회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총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소급적용 부분에 대해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잘잘못을 가려내 보다 발전적인 모습의 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기틀을 까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비록 이사회가 소급적용 부분을 삭제 처리했지만 이번 회칙개정안은 회원들의 손으로 뽑아준 회장이 직접 추진한 부분이고, 그 핵심이 소급적용이기 때문에 총회에서 회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고 그 모아지는 뜻에 따라 회칙개정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세무사회원은 "소급적용처럼 세무사회 내에서 찬반이 엇갈리는 민감한 부분은 총회장에서 회원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총회는 수 백명의 회원들이 모이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에 민의를 직접적으로 경청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세무사회원은 "이번 기회에 이 문제를 말끔하게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두고 두고 분란의 씨앗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상정된 회칙개정안 원안만이 아닌 소급적용 문제도 함께 테이블에 올려 가부여부를 확실히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