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한시적으로 도입한 '기업소득환류세제(이하 환류세제)'를 재설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소득을 투자, 임금증가, 배당 등을 통해 가계부문으로 환류 시키겠다는 제도 취지와는 달라 기업들이 '배당'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기업들의 정책 이행강도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투자와 임금을 늘리는 기업에 한해 현 수준보다 과세수준을 상당폭 완화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 중순 발표되는 '2016년 세법개정안'에 투자나 임금으로 인정되는 환류세제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포함시킬지 여부를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환류세제가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의 방향대로 기업들이 이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재설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나 임금을 늘리지 않고 사내유보금을 쌓아둠에 따라, 가계의 소득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내수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 하에 지난해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한시적으로 환류세제를 도입해 시행하기로 했다.
환류세제 과세 대상은 자기자본 500억원 초과 법인(중소기업 제외)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기업으로, 투자·임금증가·배당 등이 당기소득의 일정액에 미달한 경우 이에 대해 법인세액에 10%를 추가 과세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문제는 환류세제가 시행된 이후 기업들이 임금이나 투자를 확대하기 보다는 배당확대에 치중했다는 점이다.
실제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상장주식회사 전년대비 기준으로, 배당(4조5000억원↑), 임금증가분(2조6000억원↑), 투자(5조8000억원↑) 등이 모두 늘었다. 배당 증가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투자의 경우 특정기업(현대차)가 투자한 5조원을 제외했을 때 8000억원에 불과했다는 것이 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임금·배당 등을 종합적으로 증가시키고자 한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짐에 따라 제도의 재설계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금융회사가 환류세제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국제적으로 강화된 자본 규제에 따라 배당을 줄이고 자본을 늘려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재부도 금융사의 환류세제 적용 제외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기업의 글로벌화에 따른 해외투자 확대추세를 감안해 해외투자도 투자액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투자 인정 범위 대상을 광범위하게 늘릴지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