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카카오뱅크 직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예비인가를 받고 연내 본인가 신청을 목표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은행법을 조기에 개정해달라고 6일 금융당국과 20대 국회에 건의했다.
두 회사의 경영진은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판교의 카카오뱅크 설립 준비 사무실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준비 상황 점검'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양사는 이날 건의문을 통해 “회사 출범후 BIS (국제결제은행) 목표 8% 달성을 위해서도 조기에 자본금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은행법의 빠른 개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들 은행은 KT와 카카오가 설립을 주도하며 기존 금융권에 혁신을 몰고올 'ICT 유전자의 메기'란 평가를 받았지만 현행 은행법 규제인 '4%의 딜레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이는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기업은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 행사는 4%내만 가능토록 한 규정을 일컫는다.
사정이 이런 은행법 개정안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추진됐으나 표류하다가 결국 폐기처분됐다.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강석진 의원에 의해 다시 발의된 상태다.
일반기업도 총수가 없는 기업집단에 한해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50%까지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가 심해 통과여부는 극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하반기 안에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KT와 카카오는 각각 케이뱅크 (8∼9월 본인가 신청 계획), 카카오뱅크(11∼12월)의 지분을 늘리지 못하게 된다. 두 회사는 은행법이 개정되면 증자해 지분을 늘리고 대주주에 오른다는 계획을 세우고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임종룡 위원장은 이와 관련 “20대 국회에서 은행법 개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정기 국회에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돼 처리되는 것이 가장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대주주 사금고화 등 일각에서 우려하는 부작용은 대주주와의 거래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등 사전·사후 제도보완을 통해 방지 하겠다”고 말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은행법 개정 이후에는 역량 있는 다른 IT기업들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추가로 출현시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혁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예비인가만으로도 기존 금융권에게 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 것과 마찬가지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이날 “인터넷전문은행이 보다 신속하게 출범할 수 있도록 본인가 이전에 전산시스템을 금융결제원·한국은행 지급결제망뿐 아니라 한국신용정보원의 신용정보망과도 사전에 충분히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이 하려고 하는 카드업·보험업·금융투자업 같은 겸영 업무의 경우 전산설비 구축, 직원 채용의 준비가 됐다면 굳이 예비인가 절차를 별도 거치지 않고 바로 본인가 신청을 해도 된다”고 임 위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신용정보원이 보유한 대부업권 정보를 인터넷전문은행과도 공유해 중금리 대출을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플레이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