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에 3900원 '다담 오리곰탕' 탄생 이야기 '훈훈'
가난한 소설가의 아내가 남편을 뒷바라지 하면서 개발한 래시피가 지갑 얇은 서민들의 보양식으로 새롭게 태어나 화제다.
12년에 걸쳐 15권의 〈대하소설 금강〉을 펴내 걸출한 중견작가의 반열에 오른 소설가 한만수는 1990년 〈월간 한국시〉에 시 〈억새풀〉로 등단하면서 작가의 길을 걸었다. 그는 요즘 대학의 강단에도 서며 한반도 국토의 중심을 관통하며 흐르는 대동맥인 금강(錦江)문학을 상징하는 금강문학관 건립을 위해 동분서주할 정도로 유명인이 됐다.
그러나 그도 다른 작가들처럼 청빈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가난한 작가의 시골집은 금강문학의 토론장이 되어 많은 벗들로 붐볐다. 빠듯한 살림살이에 오가는 문인들을 뒷바라지하기에 벅찼던 아내 김미교 씨는 남편을 찾아오는 문인들에게 특별히 돈 들여 맛있는 음식을 해드릴 여유가 없어 안타까워하던 중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오리공장에서 살을 발라내고 남은 오리 뼈를 모아 와서 큰 가마솥에 넣고 오래 끓여 오리곰탕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가난한 작가인 남편과 그를 찾아온 벗들에게 끓여주던 오리곰탕이 해를 거듭할수록 래시피가 개선되어 맛있다는 칭찬이 자자한 보양식이 되었다.
소설가 한만수 씨와 그의 아내 김미교 씨는 이처럼 오리곰탕의 맛이 훌륭한 수준에 도달하자 호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에게 값싼 먹거리로 내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두 부부는 평소에 좋은 일 많이 하기로 소문이 자자하고 비즈니스 마인드도 뛰어난 사업가 후배인 박윤산 회장을 시골집으로 불러 '오리곰탕 래시피'를 내놓고 서민들을 위해 사업화해달라고 주문했다.
한만수 작가 부부가 박윤산 회장을 찾은 까닭은 그가 전국 282개 아동양육시설 원생들의 후견인이 되어주기 위해 2007년 비영리 자원봉사단체인 한국둥지만들어주기운동본부를 만들어 운영해오고 있어 서민들의 애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한만수 작가 부부를 만난 뒤 '이 모든 것을 다 담겠다'는 경영이념으로 '이다담'이라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아내 박은화 씨와 상의했다. 40년간 식당경험을 가진 장모 이옥순 여사의 노하우를 접목시키기 위해서였다.
◆…40년간 요리를 개발해온 이옥순 여사가 다담오리곰탕의 제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오리곰탕은 한만수 작가의 아내인 김미교 씨의 손에서 만들어진 황금(黃金)래시피와 음식장인 이옥순 여사의 정성어린 손맛, 박윤산 박은화 부부CEO의 비즈니스 감각이 만나 세상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이들은 지난 6월말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제1호 직영점을 열고 한 그릇에 3900원에 오리곰탕을 식탁에 내놓기 시작했다. 1호점을 서민들의 왕래가 많은 지하철2호선 신림역 7번출구에서 100미터 지점의 이면도로에 문을 열었다.
(주)이다담의 박은화 사장은 지친 서민들이 값싸고 맛있고 영양가도 풍부한 〈다담오리곰탕〉을 전국에서 누구나 즐겨먹을 수 있도록 공장을 지어 프랜차이즈화하는 준비에 들어갔다고 귀띔해줬다.
◆…이다담은 지하철2호선 신림역 인근에 <3900원 다담오리곰탕> 1호점을 열고 서민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