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국세 세수입 목표액(국세 세입예산안)을 241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책정했다.
올해 국세 세입예산(2016년 추경예산안 기준) 대비 9조원 늘어난 규모다. 다만 엄청난 수준의 세수 '잭팟'이 터질 것으로 보이는 올해와 비교할 때 세수입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 내년 세입여건에 대한 불안한 조짐이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7년 국세 세입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정부가 거둬들일 것으로 전망하는 국세수입 목표액은 241조7644억원으로, 추경예산안 대비(232조7390억원) 3.9% 늘었다. 당초 지난해 잡았던 세입예산안(222조9372억원) 기준으로 18조8272억원, 8.4% 늘어난 규모다.
국세수입 증가율은 올해 전망치 대비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5년 국세수입 실적은 217조9000억원 수준이며 올해 전체적으로 14조8000억원 가량의 초과세수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힘입어 매번 적자국채 발행으로 재원을 마련하던 과거 추경 패턴과 달리 '초과세수' 만으로 추경 재원이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의 세입여건이다.
올해 국세수입 호조를 이끌었던 법인세는 상장법인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면서 증가폭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 법인세입 예산은 54조원으로 올해 대비 2조600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실적 대비 올해 전망치와 비교했을 때 세수입이 약 4조원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각종 부양책의 영향으로 때아닌(?) 호황을 누렸던 부동산 경기도 내년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양도소득세입예산은 올해보다 4000억원(-3.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가가치세입예산은 61조5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2조60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는데, 올해 부가가치세입이 전년 대비 5조6000억원 이상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 것과 비교했을 때 증가폭이 크게 줄어드는 모양새다.
소득세입예산은 65조3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2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개선 등에 따른 소득증가, 명목임금 상승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면서, 올해 세수입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유류소비량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관련 세수입은 15조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5000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예측됐다. 관세는 내년 세계교역량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 올해 대비 70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세수입 증가폭이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올해 세입 여건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지 않게 보이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