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분실했을 때 카드의 뒷면에 서명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없어 주의가 요구된다.
생년월일 등 타인이 유추하기 쉬운 비밀번호를 사용하다 도난 등으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직장인 A 씨는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분실해 분실 신고를 했다. 그런데 그 사이 50만원의 부정사용액이 발생했고 이에 대한 보상을 카드사에 신청했다. 하지만 카드사는 카드 뒷면에 서명을 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A 씨에게 부정사용금액의 절반만 보상해줬다.
자신의 생년월일을 신용카드 비밀번호로 사용하던 직장인 B 씨의 경우는 신분증과 함께 신용카드를 분실했다. 즉시 카드사에 분실신고를 했으나 이미 제3자에 의해 200만원의 현금서비스가 이용된 상태였다. 하지만 카드사는 본인 과실에 따른 비밀번호 관리소홀 등을 이유로 보상을 거절했다.
이처럼 카드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해 피해를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카드사로부터 온전한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고자 '카드 분실·도난 피해예방 요령'을 1일 안내했다.
먼저 금감원은 카드를 발급받는 즉시 카드 뒷면에 서명을 할 것을 강조한다. 본인의 서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카드가 분실·도난돼 부정사용이 발생할 경우에는 본인도 책임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이 유추할 수 있는 비밀번호 사용 또한 금물이다. 카드 비밀번호 유출 등으로 현금서비스 등의 부정사용이 발생한 경우 카드회원도 책임을 분담할 수 있다. 따라서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 누구나 쉽게 추정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비밀번호로 사용하면 안 된다. 비밀번호를 카드뒷면, 메모지, 수첩 등에 기재해 놓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발급받고 사용하지 않는 카드는 해지하는 게 좋다"며 "사실상 카드 분실·도난에 따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부정사용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용한도를 가급적 적게 설정할 것을 당부한다. 자신의 결제능력과 평소 이용금액 범위 내에서만 이용한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용금액이 늘어날 경우 나중에 이용한도 증액을 신청하는 것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카드 분실·도난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비책이기 때문이다.
카드를 대여·양도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신용카드는 가족을 포함해 타인에게 대여·양도해서는 안 된다. 신용카드는 본인이 직접 보관하고 관리해야 하며 가족에게 신용카드를 대여·양도해 부정사용이 발생한다면 본인이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만일 카드 분실·도난 사고가 발생했다면 즉시 카드사에 이를 신고해야 한다. 카드회원이 카드의 분실·도난사실을 인지하고도 신고를 지연하는 경우 그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된다. 해외여행 중에 카드가 없어진 것을 인지한 경우에는 국내에 있는 가족 등을 통해서라도 즉시 해당 카드의 분실신고나 이용정지를 신청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용 중인 카드(사)의 서비스센터 전화번호를 별도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며 "모바일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스마트폰을 분실한 경우에도 신용카드와 동일하게 카드사에 분실신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실·도난 카드를 다시 찾았을 경우에는 부정사용 여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카드사에 분실신고를 하기 전 카드를 다시 찾았을 때에는 해당 카드사에 부정사용 여부를 문의한 후 부정사용이 없으면 카드를 정상적으로 사용한다. 만일 부정사용이 있는 경우에는 '분실 신고'와 함께 카드사에 피해금액 보상을 요청하면 된다.
카드사에 신고한 이후 분실한 카드를 다시 찾았을 때에도 해당 카드사에 부정사용 여부를 문의한 후 부정사용이 없으면 '카드 분실신고 해제'를 신청해 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만일 부정사용이 있으면 카드사에 피해금액 보상을 요청해야 한다.
아울러 분실신고 접수일 60일 전 이후에 발생한 부정사용액은 보상청구가 가능하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카드사의 피해보상에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금감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하면 된다.
이밖에 신용카드 결제승인 문자알림서비스(SMS)를 활용하는 것도 피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