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최측근으로 비선실세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 (사진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 與교문위, '최순실-이승철-이대 총장' 증인채택 줄줄이 '저지'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순실씨 비선실세 권력 비리 의혹과 관련한 증인채택에서 국회선진화법상 안건조정위원회 절차를 이용, 연거푸 저지에 나서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날(6일)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 최순실씨와 차은택 광고감독, 오현득 국기원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에 대한 증인채택을 무산시킨데 이어 7일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증인채택도 저지시켰다.
이에 여야 간 언쟁이 이어졌고 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교문위원장 역시 새누리당을 비판, 결국 산회를 선포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이날 야당은 최순실씨 딸이 승마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황과 학점 이수 과정에서의 특혜의혹을 알아보기 위해 최경희 이대 총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야당은 14일 교육부 종합감사 출석을 위해 일주일 전인 이날까지 증인채택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최 총장의 증인채택을 강력 요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최 총장에 대한 증인채택 요구서에 대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안'을 제출하며 증인채택 저지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전날에도 같은 방식으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의 핵심 인사인 최순실씨와 차은택 감독,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등에 대한 증인채택을 무산시켰다.
안건조정위 절차는 국회법 제57조로 재적 상임위원 1/3 이상이 안건조정위 절차를 요구, 신청하면 90일간의 조정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한다. 새누리당의 안건조정위 구성 신청으로 국감 기간 내 증인 채택은 무산된다.
이에 유 위원장은 최 총장 증인채택에 대한 대체토론을 진행시켰다.
야당은 새누리당의 연이은 증인채택 저지에 '청와대 출장소', '대통령 지킴이'라고 성토에 나섰다.
더민주 박경미 의원은 "새누리당이 또 청와대 심기경호에 나섰다"며 "이러니까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힐난했고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현안마다 청와대 방패막이와 대통령 지킴이를 자청하는 새누리당은 부끄러운 줄 알라"며 "청와대 얘기만 나오면 모든 걸 멈추는 새누당이 정말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또 "민주주의 국가에서 박 대통령이 그렇게 무섭나"라고 일갈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대체토론으로 오후 국감이 진행되자, 유 위원장을 향해 '편파 진행' '시간 끌기'라고 비난했다. 나아가 전날 이승철 부회장 등 증인채택이 무산된 것 역시 유 위원장의 증인채택에 대한 대체토론으로 시간이 지연된 것이라고 유 위원장 탓으로 돌리기까지 했다.
염 의원은 "대체 몇 시간을 (국감을) 지연시켜 하느냐. 유 위원장이 독단적인 진행을 하고 있다'며 "안건조정 심의 신청을 해서 증인채택 물 건너갔는데,..증인채택 문제를 대체토론 해서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 위원장을 향해 "독단적 진행을 하고 시간 끌기 주범"이랴며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 위원장은 결국 전체회의 산회 뜻을 밝히면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새누리당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김재수 농림축산식품 장관 해임 건의안 문제로 새누리당이 국감을 '보이콧'한 것과 앞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불참한 것을 맹비난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관련 증인채택과 관련해 "허위 회의록과 잘못된 서류, 담당 공무원을 서울로 불러 하루 만에 (재단) 허가 나도록 했다. 전경련 상근 부회장이 나서서 보름동안 800억을 모은 재단이고 권력형 비리 의혹이 있다. 그 의혹을 밝히기 위해 증인이 필요한 거 아니냐"고 압박했다.
특히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스스로 재단 관련 증언을 한 것을 지적하며 "미르 재단에 핵심이 되는 상임위가 교문위인데 왜 증인채택이 안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감 과정에서 '새파랗게 젊은 것들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고…못 해 먹겠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이기동 원장을 추천한 인사가 이 부회장이라고 지적하며 "뭐가 두려워 증인채택을 못하는 것이냐"고 거듭 힐난했다.
유 위원장은 "염 간사가 나 때문에 증인채택이 날라 갔다고 하는 건 적반하장이다. 차라리 채택하기 싫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다"며 "왜 위원장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하느냐. 대단히 불쾌하다"고 비난했다.
유 위원장은 새누리당을 향해 "비록 안건조정위에 증인채택 건이 회부됐지만 3당 간사가 합의하면 90일까지 가지 않고 안간조정 절차를 풀 수 있다'며 최 총장과 이 부회장만이라도 증인채택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 국방위, 김제동 증인채택 '무산'…野 고위장성 파티 의혹 제기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방송인 김제동 씨를 국정감사 증인채택 여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여야 의원 다수와 김영우 국방위원장 모두 김 씨의 국감 출석에 반대 의견을 표출해 무산됐다. 앞서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은 김씨가 한 토크콘서트에서 과거 4성 장군 부인을 '아주머니'로 불렀다가 13일간 영창에 수감됐다고 말하는 영상을 문제 삼고 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증인 출석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여러 위원들과 여야 간사들이 연예인 김제동 씨를 국감장에 출석시키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줬다"며 "가장 큰 이유는 국방 현안이 많이 쌓인 상태에서 연예인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발언하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방위원장으로서 국감장을 연예인 공연 무대로 만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씨의 영창 발언에 대해 "지금도 국민과 국토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쳐 헌신하는 군과 군 가족들이 있는데 그들의 명예를 생각한다면 허위사실을 개그 소재로 삼는다는 것은 마땅치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백 의원도 "공인은 진실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진실에 대한 규명을 국방부 차관시절부터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발언 진위와 김씨가 당시 참여한 고위장성 파티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김 위원장이 방금 김씨의 발언을 허위사실로 단정했는데 국방부가 자체적으로 조사를 하기로 한 상황"이라며 "국방부가 당사자 조사를 한 뒤 결론을 내도 늦지 않다. 지금 단정적으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국방위 소속인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게 22년 전의 일인데, 파티에 현역 병사를 불러 사회를 보게 했다는 그 사실 자체는 평소 군의 문화에 비추어봤을 때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김제동씨 국감 증인 출석? 대환영'이라며 "파티가 열린 1994년은 북한의 불바다 위협으로 일촉즉발 전쟁 위기를 겪고 일 년 내내 안보위기가 지속되었던 시기다. 그 당시 군 사령관은 누구인지, 그 부인이 참석한 파티에 사회를 보라고 지시한 사람은 누구인지도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