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예정됐던 검찰조사를 전날 연기 요청하며 '버티기'에 들어가자, "국민과 싸우자는 것", "역천자(逆天者)의 길"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검찰을 향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인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강행할 것을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검찰 수사 연기를 요청한 것에 대해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너무나 참담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날마다 새로운 의혹이 나오는 상황에서 어떻게 서면조사, 조사 최소화 주장을 할 수 있느냐.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너무나 참담한 수준"이라며 "이미 국민들은 대통령이 증거인멸 지침까지 짜 맞춘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을 향해 "대통령만큼이나 검찰 문제도 심각하다. 사건의 곁가지 파악을 위한 증거수집이 이제 어느 정도 진행됐을 텐데 왜 아직까지 우병우를 구속수사하지 않느냐"며 "대통령 조사에 눈치를 보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당 의원들이 벌써 열흘 넘도록 검찰청 앞에서 '우병우 구속수사 촉구'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나가는 시민들이 격려로 음료수도 주고 간식도 주시고 국민들의 마음이 함께 하는 걸 저도 어제 가서 봤다"며 "국민의 울분이 쌓이고 폭발할 때까지 뜸을 들일건가"라고 압박했다.
거듭 "조속히 우병우를 구속하라"며 "내일은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특검을 통과시킬 것이다. 더 이상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검찰에게 이 엄중한 수사를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내 박근혜 퇴진 운동본부를 설치해 긴밀한 대응체계를 갖출 것"이라며 "민주당은 100만 촛불과 5000만 민심과 한 배를 타고 난국을 헤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변호인이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해 "이런 식으로 나가신다면 박 대통령의 퇴임 후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우 원내대표는 "어제 대통령 변호인의 말씀은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안 받겠다는 소리"라며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어차피 나중에 특검을 받을 건데 검찰 조사를 안 받겠다는 소리로 본다"고 지적했다.
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겨냥,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자기 당 비박계에게 '대선주자 지지율을 다 합쳐도 10%도 안 되는데 떠든다'고 독설을 퍼부었다"며 "이건 분당하자는 통첩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대통령의 변호인의 태도, 그리고 그것을 대변하는 이 대표의 독설, 이 두 가지에는 유사성이 있다"며 "촛불민심을 정면 거역하고 싸우겠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정면으로 국민과 맞서겠다는 그런 의사표현으로 보인다.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국민과의 일대 결전이 불가피하다"며 "상황 판단에서 큰 오판을 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을 향해 "이제 검찰이 결단해야 한다. 국민과 맞서서 정면돌파하려는 이 정권에 굴종할 것인가 아니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할 일을 하라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인가"라고 검찰을 압박했다.
우 원내대표는 "그 두 가지를 절충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오늘내일 중 이 문제에 대한 검찰의 태도가 결정된다고 본다. 내일까지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으면 사실상 대통령 관련 혐의가 (최순실의) 공소장에 들어갈 수 없다. 시간을 끌 문제가 아니다"라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역시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심은 천심으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으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이 역천자(逆天者)의 길을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은 당장 퇴진하라는 거대한 촛불 앞에서 어떻게든 현재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시간을 끌려고 한다"면서 "탄핵에 대해서는 최소한 3개월 이상이 걸리고, 국회 통과 여부와 헌법재판소 인용 여부 등 여러 변수가 있다며 탄핵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0만 촛불' 민심을 확인하고도 어떻게 이렇게 하루아침에 반격을 시작하는지 우리는 이해를 할 수 없다"면서 "거듭 촉구한다. 민심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은 2차 대국민 사과에서 검찰수사와 특검 수사를 받겠다고 약속했고, 지금까지 청와대 관계자 소환과 압수수색, 대통령 조사와 관련해 검찰과 일정을 조율해왔다"며 "그러나 청와대는 어제 대통령 하야나 퇴진이 없다고 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조사를 늦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에서는 이정현 대표가 대통령의 탈당과 퇴진을 거론하는 당내 인사들에게 대권후보 합쳐서 10%도 지지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무슨 대통령 후보냐고 비판하면서 5%인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당장 퇴진하라는 거대한 촛불 앞에서 현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시간 끌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