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은 22일 서민고객을 등한시 할 경우 국민은행은 수익성뿐만 아니라 '정체성'까지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우량고객보다는 서민고객 관리에 비중을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강 행장은 또 8%가 넘는 자사주 가운에 적어도 절반 이상은 국내 기관투자가나 개인 투자가에게 매각할 것이며 올해 안에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행장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은행 고객수는 2400만명으로 한 가구 당 국민은행 계좌가 1개씩은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서민고객들을 대접해 주는 것은 전략적으로도 피할 수 없다"면서 올해 서민고객에 대한 여신관리 시스템을 구축, 여신심사와 연체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 "합병 1기 때는 대규모 서민고객(mass retail)을 코스트가 높고 영양가는 낮은 고객으로 인식했다"며 "그렇지만 나는 국민은행의 진정한 강점은 서민고객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서민고객을 등한시하는 것은 바보'라는 언급까지 하면서 서민고객 관리를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후 "2-3년 후 우량고객과 서민고객 중간지점에서 큰 싸움이 붙을 것이며 밑에서 올라가는 것(서민고객 관리부터 시작하는 것)이 (우량고객에 중점을 두는 은행에 비해) 경쟁적인 측면에서도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씨티은행과 스탠더드차터드은행 등 대형 외국은행의 국내 진출로 인해 우량고객이 많은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가장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행장은 또 국민은행·주택은행·국민카드 통합으로 인한 한 지붕 세 가족 구조가 '태생적인 핸디캡'으로 작용해 왔으며 개인 여신과 카드 부실 원인도 결국 여신 시스템이 방만했었던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강 행장은 또 "8%가 넘는 자사주를 연내에 매각할 것"이라며 "국내와 국외에 반반씩 팔겠다는 원칙을 세웠으며 가능하면 국내 기관투자가 등에게 절반 이상 매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가 위주로 매각하려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강 행장은 "국민은행의 자산·수익 모두 99.9% 국내에서 나오며 1000개가 넘는 점포 중 외국에 있는 점포는 4개 밖에 없을 정도로 내국인을 상대로 하는 금융기관"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지분율이 80%에 달하는 것은 이상한 소유구조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강 행장은 대기업 금융강화와 관련 "그동안 대기업 금융에는 중점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확대할 여자가 크다"면서 "개인 부문 여신관리 시스템 개선을 통해 얻는 수익을 대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