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공개하기를 꺼려하는 개별 납세자의 과세정보를 국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제출토록 의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동안 국세청은 과세정보는 개인 사생활 보호, 기업의 정상적 경영활동 보장, 국세행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과세목적 이외의 과세정보 사용을 제한한다는 입장을 취해 공개를 꺼려왔으나 국회는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이유로 과세정보 제출을 주장해 논란이 돼 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이한규 전문위원은 23일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이 제출한 국세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일정요건을 채운 경우 과세당국이 과세정보를 국회에 제출토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고 밝혔다.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이 지난해 12월 15명의 여·야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제출한 국세기본법 개정안은 국회내 각 위원회의 의결 또는 재적위원 1/3이상의 요구로 과세정보 공개를 요구할 경우 과세관청이 해당 과세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 전문위원은 "국회법과 국세기본법 관련규정을 보면 국회는 과세정보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과세당국은 과세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며 "개인의 사생활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가 충돌할 경우 구체적 사안에 따라 합리적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국회에서 조세제도 및 정책 개선을 위한 과학적 논의를 위해서는 정확한 과세정보 확보가 필수적" 이라며 "최근 과세 형평성 문제가 조세정책에 있어 중요한 쟁점이 돼 사회적 갈등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이를 개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개인의 사생활 비밀 보장 및 기업활동 보장, 조세행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과세정보 비밀 보장이 필요하다는 당국의 입장도 존중돼야 한다" 며 "개별과세자료를 국회의원들에게만 공개하는 등 '비밀보호' 와 '정책적 필요성' 이라는 두가지 목표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현진권 아주대학교 교수는 "국회차원에서의 개별과세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며 "다만 국회차원에서 공개하되 이와 관련한 국회에서의 회의는 비공개로 하고 관련정보에 대해서는 해당국회의원들도 비밀유지 의무를 엄격히 부여하고 이를 어길 경우 의원직 상실 및 무거운 형사처벌에 처하도록 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