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구 소득 113만원 늘때 원리금상환액 130만원 증가
우리경제의 터지지 않는 뇌관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부채중심의 경기부양 정책은 최악의 민생파탄을 초래하고 있다며 소득에 집중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 해 가계의 소득보다 원리금상환액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제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소득은 4883만원으로 2014년 4770만원에 비해 2.2%(113만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원리금상환액은 941만원에서 1071만원으로 13.7%(130만원) 급증했다. 소득은 찔끔 늘어난 데 비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쓴 돈은 훨씬 많이 늘어 가계가 갈수록 곤궁해지고 있는 셈이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3927만원에서 4022만원으로 2.4%(95만원) 늘었다. 가계의 빚 상환부담 정도를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원리금상환부담률)도 26.6%로 전년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제 의원은 "사상 최저의 저금리 기조에도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도 2016년 3월 기준 165.4%로 전년대비 6.1% 포인트 증가해 가계의 빚 상환 능력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리금상환부담률은 박근혜 정부 3년 동안에만 7.5%포인트 급증했다. 지난 3년 동안 가처분소득은 가구당 371만원(10.2%)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원리금상환액은 374만원(53.7%) 증가했기 때문이다. .
빚 있는 가구(부채가구)의 2015년 평균소득은 5728만원으로 2014년 5578만원에 비해 150만원(2.7%) 늘어났다. 이들의 가처분소득은 4511만원에서 4635만원으로 124만원(2.7%) 증가했다. 원리금상환액은 1341만원에서 1548만원으로 207만원(15.4%) 급증했다. 원리금상환부담률은 2016년 3월말 기준 33.4%로 전년대비 3.7%포인트 상승했다.
제 의원은 "빚 있는 가구는 매월 가처분소득의 1/3을 빚 갚는데 쓰고 있는 셈"이라며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222.7%까지 올라 2년 치 소득을 전부 모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2016 가계금융복지조사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원리금상환액 비중 증가는 원리금 분할상환 관행 정착 등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개선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제 의원은 빚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의 인식과는 한참 동떨어진 분석을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 의원은 "가계의 빚 부담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보다 두 배 넘게 심각한데도,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가 개선됐다는 엉뚱한 소리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빚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정부정책은 최악의 민생파탄정책"이라며 "부채가 아니라 소득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