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형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보험회사가 IFRS17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도와줄 수 없다"며 "노력하는 회사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주형 과장은 19일 한국리스크관리학회가 '일본 보험산업의 구조조정 경험과 우리의 대응'이란 주제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보험계약에 대한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 달라고 보험사들에 당부했다.
그는 "보험사의 의지가 없다면 물가에 데려는 가더라도 물을 먹여줄 수는 없다"며 IFRS17 준비에 적극적이지 않은 보험사들을 겨냥했다.
그는 이어 "생명보험사의 위험 요인은 저금리 등의 경제 환경과 IFRS17 등의 규제 환경으로 크게 두 축으로 나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생명보험사의 경영 파탄 사례를 예로 들면서는 구조적 요인과 경영적 요인을 살펴볼 수 있음을 언급하며 특히 저금리를 비롯한 경제 위기 등 환경적인 구조적 요인은 강조되는 반면 경영진의 리스크 관리 능력 부재 등 경영진의 무능력은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이 어려운건 모든 회사가 똑같은데 모두 다 망하지는 않는다. 부정적인 환경이나 제도에서도 경영진의 능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며 IFRS17 도입에 대한 경영진의 적극적인 능력을 강조했다.
IFRS17 등의 위기는 결국 기회기 때문에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붕어빵 경쟁 등의 획일적인 경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IFRS17에 대한 업계의 반발도 많았고 저금리와 시가평가가 맞물려 설상가상인 상황"이라면서도 "성장 동력이 줄어들고 있어 화장발 없이 민낯을 드러내야 하는 지금의 상황을 피할 수 없으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타일렀다.
그는 이어 "보험사와 감독 당국은 공동으로 노력을 해야한다"며 "상품개발과 위험관리, 판매채널 등 IFRS17과 LAT(부채적정성 평가)와 관련해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어려운 과제지만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며 경영진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세미나를 통해 그 동안 보험 산업은 규제가 많아 '온실 속 화초'였음을 꼬집으며 규제를 풀었는데도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판매 채널을 차별화하고 점차 온라인으로 가야하며 이를 먼저 준비하는 보험사가 승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자산운용과 관련해 보험업법 개정안도 내놨다"며 "이런 식으로 보험사를 도와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에무라 노부야스 CAPITAS CONSULTING 대표는 '일본 보험회사의 경영파탄과 대응'에 대해 발표를 했다. 그 뒤 시게하라 마사아키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 종합연구부의 '저금리에 따른 구조조정기의 일본 생명보험회사 경영전략', 조재린 보험연구원 박사의 '2000년 이후 한국보험산업의 변화'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조재린 박사는 발표를 통해 "긴 보험 기간으로 인해 아직 남아있는 계약 상품의 40%가 확정형 고금리 상품"이라며 "시가평가 때 준비금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한 자본의 감소와 부채의 증가가 예상되며 자본변동성 증가에 대해서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자본을 확충하고 위험관리를 강화해야한다는 게 조 박사의 판단이다.
조 박사는 "관리 수단이 많지 않아 제도 준비에 어려움 있다"며 "자본 확충 수단으로는 증자, 후순위채권, 채권평가익을 통한 자산의 증가, 이익잉여금을 통한 자산의 확충 등이 있는데 이 중 이익잉여금을 관리하는 게 가장 베스트"라고 설명했다.
보험료 자체에 수익성을 갖고 있는 상품을 개발할 필요와 실제 자본 확충에 쓰일 수 있도록 이익의 내부유보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창욱 금융감독원 보험감리실장도 "국내 보험 산업의 리크스 중 금리에 대한 리스크가 가장 크다"며 "생보사가 판매한 10% 이상의 고금리 상품으로 인해 향후 시가 평가에 따른 부채 부담과 지급여력 부족 현상 가능성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생보사의 확정형 상품 비율은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이 중 29%가 고이율을 보장하고 있다.
그는 고령화에 따라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다보니 보험 상품에 대한 구매력도 저하되고 있어 성장성 측면도 걱정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보장성 상품 위주로 판매했던 보험사는 생존한 반면 저축성 상품을 주로 판매한 보험사는 파산했던 결과를 떠올리며 기본적으로 보장성 상품과 금리연동형 상품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손 과장, 조 박사와 함께 "감독당국과 보험사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나눠 건전성 규제 등을 같이 맞춰서 리스크를 줄이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