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제19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의미하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광화문 광장에는 1500만개의 촛불이 타올랐다. 국민 80%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한 목소리를 흔들림없이 이어갔고, 마침내 박 대통령을 헌법재판소 심판대 앞에 세웠다.
촛불민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욱 타올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등을 이끌어 냈다.
지난 4일 운명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열린 '제19차 촛불집회'에서도 촛불은 불타 올랐다.
이날 집회에는 약 100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를 외치며 촛불을 더욱 높이 치켜세웠다.
□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 = 촛불집회 본집회가 시작되고 발언대에 올라온 사람들은 하나 같이 탄핵인용이 되더라도 촛불은 꺼지지 않음을 강조했다. 야권 대선주자들도 국민과 함께 끝까지 촛불을 들고 싸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퇴진행동측 안지중 공동상황실장은 "탄핵심판 선고 전날 광화문으로, 선고 당일 아침에는 헌재와 광화문으로 모여달라"며 "국민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함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대표로 단상에 선 안드레씨는 "탄핵이 인용되는 그 순간까지 더 힘있는 광장 투쟁을 만들어야한다"며 "대학생들의 개강은 박근혜 퇴진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외치며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집회 참여에 앞서 페이스북에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메시지를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집회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든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어서 마지막 순간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국민들과 함께 박근혜 탄핵결정과 퇴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세월호 가족들로 구성된 '4·16 합창단'은 무대에 올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고, 이에 시민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가사를 따라부르며 화답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도울 목적으로 운영 중인 '광화문 천막카페' 관계자는 "탄핵 인용과 함께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도 밝혀져야 한다"면서 "세월호 인양과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봉사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행사 도중 시민들은 빨간색 대형 공을 무대에서 굴려보내고, 빨간색 종이에 촛불을 비치는 등 박 대통령의 퇴진을 의미하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7시30분경에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소등행사를 이어갔고, 집회 하이라이트로 여겨지는 거대한 촛불 파도타기를 연출했다.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19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소등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탄핵 인용은 당연하다고 믿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대학생 김 모씨(경기도·23세)는 "박근혜 대통령 쪽에서 재판관 2명을 로비했다는 뉴스를 보고 걱정이 들었다"면서 "근거 없는 소문이겠지만 불안감을 없애고자 집회에 오게됐다"고 말했다.
등산복 차림으로 집회에 참석한 박 모씨(노원구·63세)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정의를 위해서 나오고 있는데, 집에 가만히 있자니 걱정되기도 하고 오늘이 마지막일 것 같다는 생각에 나왔다"고 말했다.
본 집회가 끝난 뒤 시민들은 "박근혜가 가야 봄이 온다", "황교안도 퇴진하라", "촛불이 승리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총리관저 등으로 행진하고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와 집회를 마무리했다.
◆…제19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박근혜가 가야 봄이 온다' 등을 외치며 행진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