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6일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 중국의 경제보복과 북한 미사일 발사 책임을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대표애게 돌리며 비난하고 나섰다.
보수여당인 새누리당에서 한 몸이었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조기대선 상황에서 보수진영 대선주자들이 지리멸렬한 가운데, 이슈 선점 등이 불리해지자,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조치 책임을 민주당과 문 전 대표에게 돌려 '안보' 프레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이자, 한 때 여당이었던 두 정당은 정부의 졸속추진과 뒷북 대응을 지적하기 보다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자 민주당과 문 전 대표를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민주당과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를 차기 정부에서 '재검토'할 뜻을 밝힌 바 있어 안보 프레임을 씌워 보수 진영의 지지율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표 등 야당이 무책임하게 사드 반대를 계속한다면 이적 행위, 종북 행위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44명이 사드배치 결정과 관련한 정보공개 및 국회 보고절차 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면서 "야당의원의 무책임한 행태는 자칫 우리안보의 핵심점 비밀을 유출하는 이적행위나 종북행위가 될 수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사드 배치과정은 한미동행이 국가전략적인 차원에서 다뤄진 것으로 일체 보안사항"이라며 "만약 사드배치 관련한 사항 중 단 하나라도 이적 세력에 의해 북한에 넘어간다면 야당이 어떤 책임을 질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무책임한 사드보복에 여야가 합심해서 강력하게 대처하지는 못할망정 야당은 정부 흔들기에만 눈이 먼 것 아니냐"며 "야당의 작태는 국가안보는 내팽겨쳐도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것으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민주당을 거듭 비난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이 심해지고 있다. 중국의 안하무인식 대응은 양국관계를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건 문재인 후보가 자초한 것"이라고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후보는 처음에는 중국 눈치 보며 사드배치 반대하다가 지금은 차기정부로 미루자는 등 갈지자 행보로 중국을 오만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무성 의원도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이 우리 기업에 보복하는 것은 문재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야당이 사드를 반대하는 등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문 전 대표의 사드반대 주장이 중국의 우리기업에 대한 보복을 더욱더 가중시키고 있다"며 "사드는 중국 안보에 전혀 위협 안 된다. 사드배치에만 반대하는 건 대한민국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나 집권세력이 되겠다는 정당이 할 일이 아니다"고 거듭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할 수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전 사드배치를 졸속 추진시키며 중국의 보복 사태를 초래하게 됐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추 대표는 "사드배치를 차기정부에 넘기라 했지만 황 대행은 외교적 민감성과 국민감정을 무시한 채 대선 전에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대통령도 직무정지된 상태에서 이렇게 함부로 일을 밀어 붙이는 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황 대행, 유일호 부총리,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입이라도 맞춘 듯 추가 보복은 없다고 일축했지만 중국에 보복조치가 현실화되자 자신의 무능을 감추려 하고 있다"며 "어느 관료가 남의나라 일 하듯이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정상적인 정부라면 모두 파면감"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우상호 원내대표는 보수진영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배치론'에 대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 원내대표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이 우려스러우나 이에 대응해 용납할 수 없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전술핵배치론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전술핵배치론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한반도에서 핵 대핵으로 군비경쟁을 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드 같은 작은 무기하나 갖고서도 난리치는 게 동북아 긴장상태인데, 20년 전 철수한 핵을 다시 배치하자는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정말 터무니없고 한국경제를 완전히 무너트리자는 자기파괴적 주장"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그러면서 "북한핵 포기가 어려운 것은 인정하나 그렇다고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우리도 마련하자고 주장하는 건 적어도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할 말은 아니다. 미국도 검토대상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