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위치한 정부대전청사. (사진 조세일보DB)
관세청이 6일 고위공무원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단행, 김대섭 전 인천본부세관장 후임자로 노석환 현 서울본부세관장을 임명했다(7일 부임 예정).
아울러 노 세관장의 후임으로 정일석 관세청 심사정책국장을 서울본부세관장으로 이동시키는 한편 대구세관장도 교체(윤이근→김광호)했다.
지난해 8월, 관세청 최고의 '알짜배기' 본부세관장 자리인 서울본부세관장에 임명됐던 노 세관장은 7개월여 만에 다시 한번 도약, 2자리(관세청 차장, 인천본부세관장) 밖에 없는 관세청 1급 자리 중 한 자리를 차지하며 앞으로 '내부승진 청장' 전통을 이어갈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올라섰다.
당초 인천본부세관장 자리를 놓고 행정고시 출신(36회) 노 세관장과 비고시(8급특채) 출신 조훈구 현 부산본부세관장이 경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팎에서는 행시 기수와 나이 등 이런 저런 측면에서 조 세관장의 발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전임자 인선 당시 불거졌던 논란을 의식한 선택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월 김대섭 전 인천본부세관장 임명을 둘러싸고 관세동우회 등은 김 전 세관장의 근무경력을 감안할 때 '자격미달'이라며 인선을 비난하는 상식밖의 집단행동을 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이 내세운 논리는 김 전 세관장이 본청 국과장 근무경력이 없다는 점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비고시 출신을 상징성이 큰 '최초의 1급 본부세관장'에 인선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어찌됐건 정권교체가 임박한 시점, 1급에 올라선 1964년 출생자인 노 세관장은 이후 이동할 수 있는 자리가 2자리(관세청 차장, 관세청장) 밖에 안남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은 서울본부세관장 인사다.
행시 30회 출신 정일석 관세청 심사정책국장이 이동할 예정인데, 조직서열상으로도 앞뒤가 바뀐 것도 문제지만 개인의 인품과 능력, 조직 내부의 평판 등을 떠나 정 국장이 지난해 관세청 안팎을 뒤흔든 불미스런 일에 연루, 징계를 받았던 인물이라는 부분도 이번 인사의 전체적인 모양새를 어그러지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 국장은 지난해 초 관세청 기획조정관으로 재직하는 와중에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 이돈현 전 관세청 차장과 함께 감봉 징계(이돈현-3개월(퇴임), 정일석-1개월)를 받았다.
이 일로 직위해제된 정 국장은 외부기관 교육파견을 떠났다가 지난해 9월 관세청 심사정책국장으로 복귀했다.
현행 공무원 인사규정상 승진(고위공무원 나급→고위공무원 가급)이 아닌 동급의 자리(고위공무원 나급)로 수평이동하는 경우 인사검증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소속 기관장 재량으로 이동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징계 여부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 관세청의 입장이다.
아울러 그의 연령(1961년 출생자) 등을 고려했고, 표면적으로 본청 국장에서 지방본부세관장으로 전출시킨 것은 '좌천'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 관세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관세청 안팎에서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본청 국장 자리보다 지방본부세관장으로 나가는 것은 전통적으로 조직 내부에서 '영전'으로 인식해 왔다는 점, 게다가 광주나 대구도 아닌 서울본부세관장 자리로 간 좌천이라고 볼 수 있다는 표현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