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전격 강행과 관련해 여야가 '격돌'하고 있다.
여당인 자유한국당은 8일 불안한 안보상황을 강조하며 정부의 예고없는 강행에 대해 "다행스럽고 적절하다"고 강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거듭 정부의 절차를 무시한 행태를 비판하며 사드의 국회 비준 동의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드가 4월 말까지 성주 부지에 배치 완료 될 수 있도록 정부에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북한이 올해 들어 두 번째 미사일 쏘고 있다"며 "이러한 불안한 안보상황에서 우리당으로서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사드가 이제 배치계획에 따라 체계가 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전략적 모호성'입장을 겨냥, "문 전 대표의 입장은 북한이나 중국의 입맛엔 맞을지 모르지만 우리 국민에겐 엄청난 불안감으로 다가온다"고 공세를 펼쳤다.
정부의 사드 강행 논란을 '안보 불안' 프레임으로 덮으면서 문 전 대표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1,000기가 있는데 사드 몇 개로 어떻게 막느냐고 하는데 그렇다고 무방비로 있어야 한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 위협 문제는 현 정부 문제이지 다음 정부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안보를 가장 큰 이슈로 잡고 우리당은 국민의 불안함 마음을 그냥 넘길 수 없다. 우리 정당만큼은 안보문제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어떤 나라에 있어서도 사드 배치에 대해 이렇게 절차를 생략한 적이 없다"며 "국익을 위해 신중한 접근을 촉구한 국회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 비준 과정은 필수로, 의회 비준절차를 밟도록 하겠다"며 정부의 국회 비준안 제출을 강력 요구했다.
추 대표는 "사드배치의 절차적 문제, 투명성 제고를 위해 국방부와 외통위 등 관련 상임위도 조속히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애초 올해 12월로 예상됐던 사드 배치를 급작스럽게 당긴 것은 조기대선을 염두에 둔 대선용 배치"라며 "차기정권에서 논의조차 못하게 만는 '알박기'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기대선 한다고 사드를 조기배치 한다면 도대체 어떤 국민이 사드 배치의 진정성을 이해할 수 있겠나"라고 일갈했다.
또한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을 떠나 국민안전과 국가안보와 직결된 문제를 이렇게 함부로 다뤄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분명히 지적하지만 이는 주권침해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새로운 미군기지를 만드는 게 비준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군기지 내에 새로운 무기체계를 갖고 오는 건 비준대상이 아니지만 새로운 땅인 성주에 미군 기지를 배치하는 것은 비준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인해 여행 숙박업계가 초비상사태"라며 "중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한 한시적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발동하자"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