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10일 박근혜 대통령을 만장일치로 '파면'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순간이다.
지난 92일 동안 헌재는 3번의 준비절차 기일과 16번의 변론기일, 최종변론기일 까지 총 20번의 기일이 열렸다. 그 과정에서 25명의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9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국회의원 300명 중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을 제외한 299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234명의 찬성, 56명의 반대로 압도적으로 높은 찬성 비율로 탄핵안이 가결됐다. 이날 오후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서를 헌재에 접수하며 탄핵심판이 시작됐다.
12월 13일 재판준비절차를 이끌며 증거조사를 맡는 '수명(受命)재판관'으로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과 이정미·이진성 재판관이 지정되며 본격 심리가 시작됐다.
이후 세 차례의 준비절차기일 동안 전체 재판관 회의를 열어 탄핵사유의 주요 쟁점 및 증인·증거를 추렸다.
이 과정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 및 서울중앙지검에 수사기록 제출 요청 ▲박 대통령 답변서 요청 ▲증인신청서 제출 등을 진행했다. 또한 헌재는 준비기일 동안 국회가 제출한 13개의 탄핵 사유를 국민주권주의 위반, 대통령 권한 남용, 생명권 보호의무위반 등 5가지로 정리했다.
올해 1월 3일 열린 첫 번째 변론기일은 박 대통령이 불출석하며 9분 만에 끝났다.
하지만 이틀 뒤 열린 2차 변론에 출석한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을 시작으로 2월 22일 16차 변론기일 동안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그리고 최순실(61) 등 국정농단의 주요 관계자들 25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16번의 변론기일 동안 파면 근거였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압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의 연계 및 사익 추구 개입 ▲세월호 사고 당시 박 대통령 행적 등과 관련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특히 가장 관심이 집중된 국정농단의 장본인 최순실씨는 지난 1월 16일 열린 5차 변론에 출석해 국회 소추위의 질문에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 모르쇠로 일관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변론기일이 진행되던 사이 박한철 헌재소장이 임기만료로 1월 31일 퇴임하며 헌재는 '8인 체제'로 들어섰다. 공석이 된 헌재소장 권한대행직으로 이정미 재판관이 선출됐다. 박 헌재소장은 이 재판관의 임기 만료일인 3월 13일 이전에 최종 결론이 나와야 한다고 당부하며 헌재를 떠났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최종변론 기일이 다가오며 강력히 연기를 요청했으나 헌재는 "최종변론 기일이 변경되는 일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2월 26일 대리인단은 최종 변론에 박 대통령 재판 불출석을 결정하며 일정에 따라 진행된 2월 27일 국회 측 과 박 대통령 측 최후 변론에 박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헌재는 최종 변론일 다음날인 2월 28일 부터 탄핵선고기일인 3월 13일 전까지 10일 동안 재판관 8명 전원이 참석해 대통령 파면을 논의하는 평의(評議)를 열었다. 평의는 비공개로 진행되기에 구체적 논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8일 헌재는 탄핵심판 선고일을 10일로 최종 지정한 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