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인용'하며 직권 파면을 결정했다.
야당은 일제히 "위대한 국민 승리"라고 환영했고, 자유한국당은 침통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각 당 지도부는 생중계로 진행된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을 지켜본 후 인용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탄핵 인용 발표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은 '위대한 국민 승리의 날'이다. '주권재민'의 추상같은 헌법정신으로 헌정 유린과 국정농단 세력을 마침내 국민의 힘으로 파면시켰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헌재는 만장일치로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며 “133일, 대한민국을 지켜왔던 1,500만 촛불민심은 오늘을 '시민명예혁명'의 날로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직'의 상실로 여당과 야당의 구분은 사라졌다. 모두가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과 국가에 대한 무한 책무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우리 당은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제1당으로서 이 역사적 순간을 무겁게 되새겨 새롭고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드는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다만 추 대표는 “세월호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국민의 한사람으로 대단히 유감이라는 점을 밝힌다”며 “대통령이 행정부수반으로써 그리고 대통령으로써 포괄적 지휘권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피해가 커졌다. 대통령 성실의무 위반이 명백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관 8인 전원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했다”며 “모든 국민은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탄핵으로 정치가 문제가 되는 시대를 끝내고 정치가 해법이 되는 시대의 시작이 돼야 한다”며 “국민의당은 서민의 편이 되는 정치, 격차없는 공정한 경제, 청년들에게 미래를 주는 일자리, 한반도의 평화와 함께 국민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에 대해 "오늘 판결은 대한민국의 정의와 법치주의 근간을 지켜내기 위해 국민의 힘으로 국정농단 세력을 심판하고, 부패한 패권주의와 절연하는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대표는 "헌재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는 역사적 판결"이라며 “바른정당이 국민을 배신한 국정농단 세력과 결별하고 황량한 벌판에 나와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것이 바른 선택이었고 옳은 결정이었음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른정당은 탄핵 기각 시 소속 국회의원 '전원 사퇴'를 내걸은 바 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헌법 정신을 지켜낸 헌법재판소의 상식에 경의를 표한다”며 “목 놓아 기다리던 민주의 봄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노를 꾹꾹 누른 평화의 촛불이 적폐의 얼음장을 녹였다. 고통의 겨울과 분노의 시간을 이겨낸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대변인은 헌재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은 데 대해선 “세월호의 책임이 묻힌 것은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직권 파면으로 인해 여당 자격을 잃은 자유한국당은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집권당의 책무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며 "자유한국당은 지금 이 순간부터 더 이상 집권여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공당(公黨)으로서 헌법과 민주주의의 엄중한 가치를 받들고 분골쇄신(粉骨碎身)의 각오로 당개혁, 정치개혁, 국가개혁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