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관련한 최고 수혜 품목은 승용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한미FTA 발효 후 지금까지는 미국산 자동차가 주로 혜택을 봤다면, 이제는 한국산 자동차도 본격적으로 무관세 수혜 대상이 됐기 때문에 양국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품목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미국산에 대한 관세는 FTA 발효와 함께 8%에서 4%로 뚝 떨어졌다가 지난해부터 완전히 철폐됐다. 한국산 승용차에 대한 관세는 2015년까지 2.5%로 묶여있다가 역시 지난해부터 사라졌다.
1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미 승용차(MTI 4단위 기준) 수출과 수입은 지난 5년간 연평균 각각 12.4%, 37.1% 늘었다.
그간 꾸준히 증가하던 양국 승용차 교역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무관세 시대'에 접어들게 됨에 따라 앞으로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승용차 외에 대미 수출에서 FTA 관세 혜택을 본 품목으로는 자동차 부품, 전기전자, 화학제품 등이 꼽힌다. 수입에서는 의약품, 항공기부품, 농수축산물 등이 관세 인하로 물량이 늘었다.
다만 이 기간 반도체, (컴퓨터용) 보조기억장치 등의 대미 수출도 늘었지만 이 품목은 이미 무관세였기 때문에 한미FTA 수혜 품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국산 관세 혜택 품목, 3천521개 → 4천111개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품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크면서 증가율도 비교적 높은 품목은 승용차다.
지난해 154억9천만달러어치를 수출해 전체 대미 수출의 23.3%를 차지했다.
발효 후 2015년까지 미국측 관세가 2.5%로 동결됐기 때문에 그간 직접적인 관세 혜택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대미 수출이 상당히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관세가 철폐된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대미 수출이 11.0% 줄었다.
자동차부품은 FTA 발효 직후 2.5%의 관세가 곧바로 철폐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차체 부분품, 기어박스 등을 중심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6.1%씩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전기전자 수출도 FTA 발효 이후 연평균 5.6%씩 증가했다. 경쟁국인 일본(1.3%), 중국(3.8%), 대만(3.2%) 등이 같은 기간 올린 실적보다 두드러진다.
화학제품도 연평균 9.7%씩 수출을 늘렸다. FTA를 통해 6.5%의 관세가 철폐된 프로필렌, 스티렌 등이 수출을 주도했다.
농림수산식품은 수출 규모는 적지만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수혜품목 수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라면 등 인스턴트 면류는 발효 즉시 6.4%의 관세가 철폐되면서 2012년 이후 연평균 22.0%씩 증가했다.
한미FTA 발효 후 관세 인하 혜택을 본 품목 수도 해마다 지속적으로 늘었다. 2012년 3천521개로 전체의 45.6%였으나 지난해 4천111개로 비중은 51.0%로 증가했다.
◇ 美자동차, 국내 수입시장 점유율 2배 '껑충'
대미 수입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승용차다. 한미FTA 발효 후 연평균 37.1% 증가했다.
미국산 승용차는 2012년 이후 전체 대미 수입 증가세를 주도했다. 지난해에는 수입물량이 6만대 육박, 수입차 시장의 20.1%까지 비중이 확대됐다.
미국산 승용차는 2011년만하더라도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1%에 그쳤다. FTA 발효 후 5년간 9.0%포인트가 증가하면서 두배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대미 의약품 수입도 같은 기간 12.9% 증가했다. 미국산 의약품은 국내 시장에서 EU, 일본산 수입이 주춤한 가운데 점유율을 19.1%까지 끌어 올렸다.
관세 8%가 철폐된 호르몬제 수입이 두드러졌다.
우리나라는 한미FTA 발효 전까지만 하더라도 프랑스, 일본에서 주로 호르몬제를 들여왔다. 그러다가 한미FTA가 발효되자 갑상샘·부갑상샘 호르몬제의 일본산 점유율은 28.7%에서 지난해 17.9%로 뚝 떨어졌고 수입량이 없던 미국산의 점유율은 28.5%까지 뛰었다.
항공기부품 수입도 지난 5년간 연평균 12.4%씩 늘었다. 지난해 24억4천만달러를 수입, 미국산 전체 수입 가운데 5.6%를 차지했다.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체리(21.4%, 이하 2012년 이후 5년간 연평균 수입 증가율), 레몬(15.6%), 견과류(8.0%), 커피류(17.7%), 주류(42.7%), 수산물(8.6%)의 수입이 많이 늘었다.
특히 쇠고기 수입량은 FTA 발효 후 연평균 5.6%씩 늘었다. 수입시장 점유율(중량 기준)은 2011년 37.3%에서 2016년 41.8%로 4.5%포인트 상승했다.
◆…울산공장 선적부두에서 수출을 기다리는 현대자동차 차량.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드,링컨 전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