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기업은행장은 6일 오전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장에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체감하고 있다"며 "기업은행 본연의 역할은 중소기업 지원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행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소신이 강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책상 위로 올라오는 보고 보다 고객과 직원의 진짜 목소리가 중요하다"며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김 행장은 시무식 첫날 영업 현장 방문과 함께 경기 김포시에 있는 중소기업을 방문해 이들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이런 시기일수록 정책금융 지원역할을 통해 기업지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행장은 "올 1분기까지 연간 목표 43조5000억원의 약 32%인 13조 8000억원을 공급했다"며 "특히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소상공인과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을 위해 총 2조원 규모의 특별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중소기업 전 생애주기에 걸친 금융지원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3년의 은행장 임기 내 포부다. 이른바 성장금융, 재도약금융, 선순환금융 3가지로 요약되는 구상이다.
그는 "기술력 있는 창업기업의 데스밸리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투자는 물론 컨설팅 및 멘토링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현장밀착형 보육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해외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로 선진 노하우를 배우는 동시에 한국 벤처시장의 잠재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재도약(Level-up) 금융에 대해서는 "글로벌 진출, 우수인재 확보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본격적인 성장과 재도약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중소기업 대표 성장전략인 글로벌화를 위해 IBK의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해 원활한 해외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성장단계별로 발생하는 다양한 사업정리에 대한 중소기업의 니즈를 흡수하는 차원에서 기업들의 M&A 시장을 활성화할 뜻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경쟁력은 있으나 기업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Exit PEF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은행장은 중국발 사드 보복 피해를 입은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도 밝혔다.
그는 "중국 사드 보복에 취약한 기업들이 금리 상승 충격까지 겹칠 경우 경기가 더 어려워 질 것을 감안해 올 공급목표의 60%를 상반기에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디지털 금융'과 관련해서는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은행간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 생각된다"며 "그 동안 분석하지 못했던 고객센터를 통한 상품상담 음성 데이터와 비대면 채널 상의 고객행동 정보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금융니즈를 충족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영토 확장 부문에 대해서는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이 높은 인건비 상승률과 규제 강화, 최근 사드 보복까지 겹치면서 크게 줄었다"며 "앞으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려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도진 행장은 1985년 8월24일 기업은행에 입행해 31년간 기업은행에서 근무한 뼈 속까지 'IBK맨'이다. 마케팅부장, 기업금융센터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2014년부터 경영전략그룹장을 맡아 은행장으로서 필요한 경험과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