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문 매각을 통해 재무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일본 도시바에 대해 '감사의견거절'이 통보돼 상장폐지와 함께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일본 증권당국에 따르면 도시바는 회계감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아라타LLC( PricewaterhouseCoopers (PwC) Aarata LLC)로부터 '계속가능 위험 기업' 경고와 함께 '감사의견거절'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회계감사 자료 제출과 관련 2차례 연기 신청을 했으나 이날 최종 의견거절 통보를 받은 회계자료를 제출, 생존이 의심스러운 상황에 몰리면서 위기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도시바는 도쿄 증권시장에서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으며 도시바의 쓰나카와 최고경영자는 “감사인의 의견거절 표명은 유감스럽다”며 “전례 없는 회계자료 제출 3회 연기 신청보다는 현 상태에서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상장폐지 결정은 순전히 증권거래소의 판단에 맡겨져 있지만 우리는 이를 피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상장이 폐지된다면 도시바의 위기를 복잡하게 만들고 자금조달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주주 소송 등 문제를 꼬이게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회계사들은 일본이 지난해 인수한 웨스팅하우스 전력에 대해 감사를 진행해 왔으며 미국 남동부에 건설 중인 4기의 원자로 건설비용의 천문학적 초과로 인해 도시바가 연간 9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을 수 있음을 적발했다.
이에 따라 도시바는 메모리 칩 및 기타 자산 매각에 나섰으며 웨스팅하우스에 대해서는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메모리 칩 매각에는 SK하이닉스와 브로드콤이 2조엔(180억 달러)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만의 혼하이(폭스콘)가 3조엔(270억 달러, 31조원)을 배팅하며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시바는 12일, 랜디스·Gyr 컨소시엄에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함으로써 중국, 대만, 한국에는 매각하지 않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도시바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 통보를 받은 회계자료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회사의 실적 자료가 명확성이 부족해 주주와 금융시장에 문제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