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손보사, 非보험부문 영업수익도 적신호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손보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투자해 얻은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3.8%(단순평균)로 전년도보다 0.2%p 하락했다. 자산 1만원을 굴렸을 때 380원을 번 셈이다.

작년 운용자산이익률이 가장 낮은 곳은 삼성화재해상보험으로 전년에 비해 0.3%p 하락한 3.1%를 기록했다. 삼성은 지난 2014년 3.8%에서 전년도 3.3%로 이익률이 감소한데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그 다음으로 농협손해보험이 3.2%, KB손해보험과 흥국화재가 3.3%, 현대해상이 3.5%, 동부화재가 3.7% 순으로 이들 회사 모두 전년도보다 이익률이 떨어졌다. 

이 회사들은 국공채·특수채 등 금리는 낮으나 안전한 자산 위주의 운용전략을 펼쳐 수익률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화재는 손해보험사 중 채권투자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저금리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금리에 의존한 안전 중심 자산 운용 전략을 구사한 경우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작년 유일하게 운용자산이익률이 상승한 손해보험사는 MG손해보험으로 전년에 비해 0.9% 상승한 4.8%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공격적인 자산운용에 나서 지난 2014년 2.6%에 그쳤던 이익률이 2배 가까이 높아졌다.

그 다음으로 롯데손해보험이 4.3%로 2위를 차지했고 메리츠화재가 4.5%, 한화손해보험 4.0% 순으로 상위권에 랭크됐다.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국채 10년물이나 3년 만기 우량 회사채는 저금리 시기 평균금리가 1~2%에 불과하다. 보험사들은 가입자에게 보험금과 이자를 내주고, 각종 사업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가입자들로부터 받는 보험료를 굴려 연 4% 안팎의 수익을 내야 한다고 본다. 보수적인 기존 투자 방식으로는 보험사의 목표 수익률을 낼 수 없다.

보험사들은 저금리에 더해 IFRS 17에 대비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IFRS 17에 대비한 신 지급여력비율(RBC)은 자본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부채와 자산 간 듀레이션 차이가 클수록 분모인 '요구자본'이 늘어나도록 설계됐다.

자금 여유가 있는 대형사는 듀레이션 갭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산 운용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률은 낮아도 위험이 적고 만기가 긴 국내 장기 자산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으며, 외화채권투자 역시 수익률보다 만기가 긴 상품을 고려해 확보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운용자산이익률은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자금 여유가 없는 중소형사들은 수익률 제고와 듀레이션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므로 국내 장기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에 만기까지 긴 외화채권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고 있다.

운용자산이익률이 높은 중소형사들은 최근 외화유가증권 비중을 확대시켜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MG손해보험은 외화유가증권 투자규모를 전년도 4240억원에서 지난해 7300억원으로 약 1.7배, 롯데손해보험은 전년도 3553억원에서 올해 1조2125억원으로 약 4배 늘렸다. 한화 역시 외화증권투자금액을 2배나 늘렸다.  

외화유가증권의 경우 환위험은 있지만 국내 채권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데다 장기 채권이 많아 IFRS 17을 대비한 부채 듀레이션 조정에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어 손해보험사들이 2~3년 새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6년 보험사의 외화증권 투자는 전년 대비 52.5%(224억 달러) 증가한 426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소형 손해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에 대처해 보험업계가 투자이익 극대화를 위해 대체투자를 늘리고 있다. 신용등급이 안정적이고 수익률도 높은 채권 위주다. 세계 경기는 호황인데 한국 경기는 불황이라 작년 안정적 고수익 투자처 중에는 외국 회사가 많았다"고 말했다.

MG, 투자영업이익 48.1% 증가 돋보여
삼성‧동부‧메리츠는 0.7% 증가 그쳐

지난해 손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영업이익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10대 손보사들은 지난해 모두 투자영업이익을 늘렸다. 손보사들이 운용자산의 비중을 높이고 수익률이 높은 외화채권 등 대체투자를 늘린 결과다. 

투자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MG손보로 전년도보다 48.1%%나 늘어난 1060억원의 투자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어서 롯데손해보험이 전년에 비해 17.0% 증가한 2270억원, 현대는 12.7% 증가한 960억원, 한회는 10.7% 증가한 4280억원의 투자영업이익을 올렸다.

작년 투자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낮은 회사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로 각각 0.7%씩 증가한 1조6880억원, 5960억원의 투자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메리츠와 삼성화재는 작년 국공채 투자비중을 높여 자산 듀레이션 조정 및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전략을 펼쳤다. 메리츠는 전년에는 회사채 집중 투자로 39%의 높은 성장률을 이룬 바 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작년 투자영업이익이 0.7% 늘어 전년도 감소했던 투자영업이익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뒤를 이어 동부화재가 전년에 비해 3.4% 증가한 9850억원, 흥국화재는 6.6% 증가한 2880억원, 농협은 7.2% 증가한 2100억원의 투자영업이익으로 비교적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이익률 높이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 달리 삼성화재는 여전히 대체투자 및 해외투자를 놓고 유보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삼성화재가 6년 연속 경영계획실적 미달을 기록한 원인 중 하나는 이처럼 보수적인 자산 운용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