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11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5일 "추경은 근본적인 일자리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일제히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자리 추경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여·야·정이 장기적으로 함께 머리를 맞대 풀어야 할 문제"라며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야 3당이 추경에 대해 반대 의사를 확고히 하고 있어 6월 임시국회의 험로가 예상된다.
◈자유한국당, "일자리추경 국가재정법 위반"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추경안은 국가재정법이 정해놓은 추경 편성의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또 "정부가 청년실업률을 근거로 일자리 추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 방안은 청년 실업률의 근본적이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지속불가능하다"며 "종국에는 재정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새로 뽑는 공무원은 1만2000명에 불과해 당장은 재정이 크게 소요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문재인 정부가 당초 공약대로 5년 간 17만4000명 증원 시 천문학적인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추경은 법 원칙에 맞게 편성해야 한다. 세금으로 만드는 공공일자리는 지속가능하지 않고 향후 국민 부담만 가중 시킨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본적으로 지속가능한 민간일자리를 활성화해야하고 정부의 비효율성이 많아 이를 효율화해 남는 재원을 이용해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5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추경 관련 자유한국당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당, 일방적 추경강행 "바람직하지 못해"
국민의당은 소득격차 해소와 취약층 일자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청와대의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 숫자를 늘리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것은 저소득층 소득증대와는 무관하게, 공시촌에 몰려가는 청년들만 늘릴 뿐"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정부의 일자리 추경은 국가재정법이 규정하고 있는 추경편성조건에 어긋나는 것도 문제지만, 공무원을 추가채용하면 최하위 20% 계층의 근로소득이 올라간다는 것인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합리적인 추경편성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야당의 의견과 무관하게 일방적인 추경 밀어붙이기에 나선다면 소통과 협치는 화중지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바른정당, 공무원 숫자 늘리기…"근본적 대책 아냐"
바른정당은 지난 4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자간담회서 "단기적으로 추경을 통해 저소득층 지원에 나서겠다"는 발언을 겨냥하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일자리 정책 중 공무원 수 증가는 소득 하위 혹은 차상위 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방안이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조영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소득 하위 또는 차상위 계층에 해당하는 청년들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여력조차 갖추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조 대변인은 "제대로 된 수요조사 한 번 하지 않고, 소득하위계층은 도전하기도 어려운 공무원 수부터 늘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일자리의 질적 수준 향상은 보다 근본적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나 4차 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는 교육정책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 대변인은 "증가된 세수에 맞춰 공무원을 추가로 뽑는 식의 주먹구구식 일자리 정책으로는 청년실업이나 저소득층 지원 어느 것도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을 문재인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