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송대행업을 영위하는 A법인은 지난 2001년 B회사와 거래하고 총 21억1000여만원 상당의 영세율매입세금계산서 5장을 교부받았다.
A법인은 이 세금계산서를 2001년 2기 부가세 확정신고시 매입처별세금계산서 합계표에 기재해 신고한 후 2002년 1기 부가세 예정신고시 다시 매입처별세금계산서 합계표에 기재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에 국세청은 A법인이 과다공제를 받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보고 지난 2003년 말 매입처별합계표 공급가액 과다기재 가산세를 더한 2002년 1기분 부가세 4200여만원을 부과했다.
A법인은 이에 불복해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심판원은 최근 A법인의 심판청구를 인용해 "단순한 착오에 의한 중복신고로 판단되며 국세청의 세금부과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 고 결정했다.
심판원에 따르면 A법인은 회계전산시스템과 부가세전산시스템을 별도로 운영해 왔으며 특히 부가세전산시스템의 경우 회사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라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바람에 수작업으로 대신했는데 이 과정에서 담당자가 '중복기재'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금액이 21억여원인 고액 세금계산서를 단순한 착오로 중복기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며 "가산세는 납세자의 조세탈루 의사 유무를 고려하지 않고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부과되는 것이므로 가산세를 부과한 처분은 정당하다" 고 맞섰다.
심판원은 이에 대해 "A법인이 매입세금계산서를 2001년 2기, 2002년 1기 부가세 신고시 중복기재한 사실은 확인되지만 법인세 신고내역을 보면 이를 중복기재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된다" 고 설명했다.
심판원은 "현행 법상 매입처별세금계산서 합계표 기재사항의 거래사실 확인이 가능하고 착오로 기재된 경우 과다기재 가산세는 물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며 "A법인의 매입세금계산서는 영세율매입에 대한 세금계산서로 매입세액이 공제되지 않아 중복신고로 매입세액을 과다공제 받지 않았다는 점과 법인세 신고시 이를 적법하게 처리한 점을 볼 때 실무자의 착오로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