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333억 순이익에 기부는 달랑 8천만원…작년엔 '0원'
지난 2월 뚜렷한 명분없이 가격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의 눈살을 찌뿌리게 만들었던 버거킹이 사회공헌에는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막대한 순이익을 내면서도 기부금은 '0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버거킹은 오랜 기간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면서도 사회공헌은 외면한 채 돈벌이만 급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반면 롯데리아, KFC, 맘스터치, 맥도널드 등 경쟁사들은 적자를 나타낸 해에도 빠짐없이 기부활동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버거킹의 경우 최근 4년간 매년 65억~10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한 회사인 것을 감안하면 대조적인 행보이다.
4년간 기부금, 롯데리아 29억, 맘스터치 4억, 버거킹 0.8억 순
조세일보가 유한회사인 맥도날드를 제외한 버거킹, 롯데리아, KFC, 맘스터치 등 4개사의 최근 4년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업계 1위이자 토종 브랜드인 롯데리아가 총 29.7억원을 기부해 가장 많은 실적을 쌓았다.
롯데리아는 4년간 39.2억원의 누적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4사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내놓아 업계 맏형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어 또 다른 토종 브랜드인 맘스터치(법인명 해마로푸드서비스)가 2015·2016 회계연도 중 누적 순이익 153.8억원에 기부금은 총 4억원을 지출해 그 뒤를 이었다.
반면에 글로벌 브랜드인 KFC의 경우는 4년간 기부금 총액이 0.5억원으로 절대금액 상으로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누적 순손실이 22.1억원인 것으로 나타나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서도 소액이지만 매년 기부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버거킹의 경우에는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총 333.7억원에 달하는 누적순이익을 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기부금 총액이 0.8억원에 불과했다. 더욱이 지난해의 경우에는 단돈 1원도 기부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보고서에 의하면 버거킹은 지난4년간 매년 65.2억원~101.7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꾸준히 거뒀지만 2013년과 2016년에는 기부금 내역이 '0원'으로 아예 기부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햄버거 시장에서 가장 많은 이윤을 창출함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 활동에는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글로벌 브랜드인 맥도날드는 회사 형태가 유한회사여서 재무제표를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매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어 버거킹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기부금 수치 공개 요청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글로벌 본사의 방침 상 정확한 손익과 기부금 수치는 공개치 못함을 양해해 달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하지만 이 회사의 지난 2015년까지의 순손익 추이를 살펴보면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에 따르면 당기순손익은 2013년 308.9억원에서 2014년 40.5억원으로 급감하더니 2015년에는 -13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는 지난 2013년부터 전국 주요 복지기관, 단체는 물론, 소방관, 경찰관 등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애쓰는 구성원과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어린 환우와 이웃들에게 맥도날드 제품을 지원하는 '행복의 버거' 캠페인 등 공헌활동을 지속 펼쳐오고 있다.
올들어서도 지난 1월 강남구청으로부터 '2016년 다문화 지원사업 유공자 표창', 2월 '행복더함 사회공헌 대상' 3년 연속 수상 등 지역사회에 행복을 더하는 여러 사회공헌 활동 노력을 두루 인정받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 건립 위한 해피밀 위크 기부금 전달식 단체 컷...맥도날드 제공
특히 지난 12일에는 '해피밀 위크' 행사를 통해 마련한 기부금 3억원을 '한국 RMHC(재단법인 한국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에 전달, 소아암 등에 시달리는 어린 환자와 가족들이 병원 근처에 편히 머물며 치료받을 수 있는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의 건립 기금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롯데리아와 KFC, 맥도날드 등의 햄버거 업체들은 적자가 나더라도 꾸준히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반면, 버거킹의 경우 소비자를 상대로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도 기부금 '0원'을 기록하는 사례가 빈발해 정작 소외된 이웃을 향한 온정의 손길은 외면한 채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소비재 기업의 경우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소비자로부터 받은 기업이익을 함께 나누며 환원하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버거킹의 기부금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사회적 책임의식은 고사하고 소비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버거킹 관계자는 “버거킹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는 자연과 생산환경을 고려해 생산한 비영리단체 RA 인증 원두를 사용하고 있는데다가, 1회용품 줄이기 협약에 참여하며 개인컵을 지참 5회 사용한 고객에게 탄산음료나 커피를 무료로 1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밖에 최근 진행된 세계 독서의 날 행사에서 메뉴 구입 시 독서 단편집을 제공하는 등, 지속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소 궁색한 답변을 전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