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당정에서 촉발된 이른바 '부자 증세'를 놓고 여야의 공방이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증세와 관련해 여야 할 것 없이 큰 틀에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고 판단,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논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를 거듭 '세금 폭탄', '청개구리 증세'라고 규정하면서 각을 세우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부자 증세'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이 80%를 웃돌고 있는만큼 야당이 뚜렷한 명분을 내놓지 않으면서 반대로 일관하는 모습은 자칫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춰질 수 있어 장기화되기엔 어려워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여론조사 결과를 동력으로 삼아 증세론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여론도 (증세에)동의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조세개혁안에 대해 85.6%가 찬성하고 있다"면서 "한국당 지지자 조차 70% 이상이 찬성을 보일 정도로 세대와 지역, 이념, 성별을 초월해 모든 계층에서 (증세에 대한)목소리가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는 초거대기업, 초고소득자 등 슈퍼리치에 대한 적정과세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라면서 "정치권도 머리를 맞대고 조세정의와 조세 형평성 제고를 위한 논의에 착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증세에 대해)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고,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도 세수 증대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유승민 의원 역시 중부담중복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놓았다"고 언급하며 "정치권도 큰 틀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조세개혁과 같은 사안의 경우 여야간 합의가 더 없이 중요한 만큼 조속히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을 야당에게 촉구한다"면서 "능력만큼 과세한다는 조세 근본원리가 확립될 수 있도록 야당의 협조를 요청한다"고 부탁했다.
반면 한국당은 증세 논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기간 밝혀온 방침과 180도 다른 '약속 위반'이라고 지적하면서 '청구개구리 증세'라고 날을 세웠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대선기간 증세는 재원확보 최후수단이라고 말했다"면서 "갑자기 태도를 바꿔서 증세로 돌변한 이유가 뭐냐. 합당한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재원을 메우기 위해 증세가 필요한 것이라면 밀어붙일 게 아니라 진솔하게 국민에게 설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100대 국정 과제와 관련해 "이를 위해 178조원의 재원이 필요한데, 정부 발표대로 초대기업, 초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명목세율로 얻는 세수는 약 4조원에 불과하다"며 "결국 더 많은 주머니를 털 수밖에 없고 대대적 증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역대 정부도 법인세를 내려왔다. 우파정권인 이명박 정부는 물론 좌파정권인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인하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집권 동시에 추진 정책이 법인세 인하였다"며 "문재인 정부 증세는 세계 추세에 맞지 않는 청개구리 증세"라고 힐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증세와 관련해 여야가 '네이밍 전쟁'에 휩싸이는 것에 대해서는 "명예과세니 존경과세니 온갖 말장난을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면서 "증세는 그런 식으로 말 장난해서 국민을 속이고 현혹해야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