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여당은 80%를 웃도는 '부자증세' 찬성 여론을 발판 삼아 증세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야당에선 국민적 공감대 없는 밀어붙이기 식의 증세라는 반론을 펼치며 각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슈퍼리치' 증세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과 불가분의 관계임을 강조하며 야당에서 반대하고 있는 '부자증세'에 대해 여론전으로 응수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세개혁에 대한 국민적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고 정치권의 논의 필요성이 들불처럼 일고 있다"며 "(여야는)현실적 과세 정상화를 놓고 논의해야"고 야당을 압박했다.
또한 우 원내대표는 "마침 내일, 모레 이틀 간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간의 첫 간담회가 열린다. 이 자리가 법인세, 증세 등의 논의 시작점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생 과세 취지는 부자들이 못사는 마이너스 과세가 아니라 국민들 모두를 잘 살게하는 플러스 과세"라며 "대기업이 논의 중심에 들어오면 사회적 공감대 형성은 물론 더욱 발전적인 조세개혁안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내일(27일) 당정 협의에서 (증세 논의가)예정되어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구체적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바른정당은 증세 논란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군사작전 하듯 속도전을 내고 있다"며 "쿠테타 하듯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혜훈 대표는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은)증세라는 말을 꺼낸 지 10일 만에 최종안을 발표하는 등 군사작전하듯 속도전에 나섰다"면서 "이렇게 공감대 형성 없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권이 성공한 것은 동서고금 막론하고 없다"고 지적했다.
내달 국회 제출을 앞두고 있는 '세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야당의 협조 없이 처리가 어려운 만큼, 야당에서 제안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의 절차를 생략하면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증세를 하려면 어떤 복지를 얼마만큼, 언제 할지 청사진을 밝히고 국민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모든 과정을 생략한 채 증세만 쿠테타하듯 밀어붙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대표는 정부와 여당에서 노무현 정부 때 증세를 성공하지 못한 것에 대해 힘 없는 정권 말기에 추진했기 때문으로 보고, 이를 반면교사 삼아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을 지목하며 "노무현 정부의 증세 실패는 증세 필요성을 설득하고 국민공감대를 이끄는 숙성과정을 생략한 채 '내가 옳으니 무조건 따르라'식으로, 따르지 않는 사람은 청산돼야 할 공공의 적처럼 적대시 했기 때문이었다"고 질타했다.
다만 증세에 대해 강경모드로 일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과 달리 대선 당시 '중부담-중복지'를 내세웠던 바른정당은 문 대통령의 사과 등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 이를 여당이 어떻게 접근할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