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국정감사장 전경.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관세청에 대한 국정감사는 비교적 무난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올해 면세점 선정 비리 의혹으로 한바탕 홍역을 앓았던 관세청은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영문 관세청장이 지난 8월 취임하면서 그동안 산적해 있던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다.
면세점 비리 의혹과 관련된 질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면세점으로 시작해 면세점으로 끝나던 과거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바른정당 이혜훈 의원은 관세청이 고액체납자 관련 정보를 국세청과 공동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관세청은 고액체납자 정보를 국세청으로부터 전달 받고 있는데, 전달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는 등 비효율적으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의원은 "제도와 관련해 몇 년 동안 국세청과 관세청에 주문하고 있는데, 협조가 안 되고 있다"며 "지금은 관세청이 국세청으로부터 체납자 명단을 받고 있는데 공동 운영으로 협의해 실시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명단을 넘기는 체납액 기준도 현행 2억원에서 500만원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세청이 민간기관인 신용정보기관에 넘겨주는 체납 기준액은 500만원인데, 정부부처인 관세청에 넘기는 기준이 2억원으로 되어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설명이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폭발물 관리에 헛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청이 세관에 배치한 탐지견 32마리 중 폭발물 탐지견은 2마리에 불과하고 나머지 30마리는 마약 탐지견이라는 설명.
그는 "마약탐지견은 30마리 있는데 마약탐지견을 폭발물 탐지견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폭발물 탐지견은 인천에만 달랑 2마리 배치되어 있는데 다른공항으로 타고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이찬기 관세청 기획조정관에게 "이 내용 뻔히 아실텐데 그동안 뭐하셨나. 청장은 새로 와서 모른다고 치고 (기획조정관은)내용을 알고 있지 않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확실한 의지를 밝혀달라"며 "예산이 수반 되고 인력도 늘려야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평창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급한 대책 세우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면세점 선정 파문과 관련한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관세청에 실무업무도 중요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과정에서 관세청이 제일 주목 받았다"면서 "(면세점 선정 부정 의혹과 관련) 상부와 유착가능성이 있는데, 관세청은 실무자의 실수라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시 연루된 직원들이 어디에 있냐"고 물었고 김 관세청장이 "일선에 흩어져 있다"고 답하자, "범죄자가 될 수 있는 공무원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직위해제 정도의 처분은 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김영문 관세청장은 징계가 최종 결정된 상태가 아니라면서 감사원의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 밖에 수출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을 충족할 경우 통관절차 등을 간소화시켜 주는 제도인 'AEO(성실무역업체)' 인증 제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인해 무역을 중심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려워졌다"면서 "FTA 이외에 또 다른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것이 AEO 인증 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도를 도입한 지 8년이 됐는데 2.3% 정도만 인증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 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높은데 이 부분에 대해 거의 손을 안 쓰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