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이 줄었을 때 1인당 생산성이 올라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윤수, 박우람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재 장시간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저해하는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면서 근로문화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인위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였을 때 생산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법정 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한 정책 효과를 조사했다. 분석 대상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운영됐던 10인 이상의 제조업 사업체 1만1692곳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 40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노동생산성(1인당 실질 부가가치 산출)은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체 규모가 오차가 존재할 가능성을 고려해 사업체 규모 경체치(20, 50, 100, 300인) 근방의 ±10%에 해당하는 관측치를 제거한 경우에도 1.6%의 노동생산성 증대 효과를 보였다.
보고서는 "노동생산성 향상은 자본집약도의 증가보다는 생산활동 전반의 효율성 향상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 주 40시간 근무제 시행이 1인당 자본장비율과 총요소생산성(노동과 자본을 제외한 나머지 생산요소)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1인당 자본장비율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으나, 총요소생산성은 약 1.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근로시간 단축 정책은 비효율적 연장근로를 유도하는 제도 및 경제적 유인체계를 식별하고 바로잡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제도적으로는 근로시간이나 연장근로 임금 할증에 대한 법적 불명확성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현행 최대 근로시간은 주 52시간이고 연장근로 임금 할증률은 50%다. 그러나 법상 '1주'가 휴일을 포함하는지 여부가 불명확하면서 실질 최대 근로시간은 주 68시간이고, 연장근로 임금 할증률도 시간이나 요일에 따라 50~150%까지 상이하게 적용되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보고서는 "경제적으로는 비효율적으로 오래 일하는 것보다는 효율적으로 짧게 일하는 것을 보상하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