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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종교인 과세 이제 시작일 뿐이다

조세일보 / 소순무 변호사 | 2017.11.17 08:30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종교인 소득과세 문제가 당국과 일부 교계가 아직도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미 정해진 세법을 놓고 납세자와 과세당국이 막판까지 지루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은 다른 세법의 집행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이미 1968년부터 종교인 소득 과세가 추진되어 왔으나 50년 동안이나 끌어 온 어려운 숙제였다. 세법이나 노동관련법의 규정상 종교인이 제공하는 교직활동으로 대가를 받는다면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기 어렵다. 인류의 시작과 함께 인간은 종교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 왔다.

특히 서양사에서 보면 세속의 법과 종교의 법이 긴장과 대립을 반복하였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라는 성경구절에서 보듯이 종교인도 국가에 대한 책무에서 벗어 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교를 국교시 하였던 통일신라나 고려가 사원전에 대하여 과세하지 않는 특권을 주었지만 유교를 앞세운 조선에서 사원은 쇠퇴하고 사원전도 전세 등 조세를 부담하여 왔다.

우리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국교는 인정하지 않고 종교의 특권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조세는 누구나 내야 하는 국민회비다. 조세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살림을 한다. 국가 없이 국민이나 단체는 살아갈 수 없다.

역사적 이유로 종교단체나 종교인은 특권을 누려오긴 했지만 이제 시대는 바뀌었다. 종교인 과세에서 과세여론이 높다는 것은 들먹일 이유도 없다.

그 동안 과세당국은 당연한 과세대상인 종교인 소득에 대하여 이런 저런 사정으로 과세를 미뤄왔다. 과세당국 스스로 조세집행에 있어 조세형평을 해하여 온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종교인 과세에 대하여 2015년 소득세법 시행령에 근거를 만들어 넣었지만 그로써 소득과세가 가능하게 된 것도 아니다. 확인적 의미라지만 오히려 특혜를 부여했다.

근로소득임에도 이를 기타소득으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납세자가 선택할 수 있다니 유래에도 없고 정합성에도 맞지 않는다. 일반 근로자는 그 비용을 제대로 공제받지 못하고 정액으로 일부만 소득공제받는데 그치지만 종교인은 기타소득으로 분류하여 80%를 비용으로 공제받게 되었다.

그 결과 대상자 23만명 중 그 20%인 4-5만명 정도만이 실제 과세대상자로 추계되었다. 그 중 근로소득을 택한 이는 오히려 근로장려세제에 따라 세금을 더 돌려받는 이도 있을 것이다. 불교계의 최대종파인 조계종도 과세에 찬성하고 있고, 천주교는 이미 1994년부터 성직자가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여 오고 있다.

기타소득으로 과세한다면 근로소득으로 많은 세액을 부담하여 온 이들은 어떻게 될까? 버티는 것이 정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일부 교계의 반대 혹은 특별조건의 요구가 무엇 때문인지 세상은 다 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급격하게 투명화 되고 있다. 비밀에 쌓여 접근이 어려웠던 최고 권부까지도 다 까발려져 형사소추의 위기를 맞고 있다. 누구는 왜 이미 20년전부터 소득세를 내 왔겠는가? 그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마땅한 일도 경우에 따라 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종교인 과세가 그것이다. 이제 시행이 된다고 하다라도 과제가 산적되어 있다. 일반 근로자와의 형평성에 대한 위헌문제, 종교단체의 투명한 세무처리 실현 등이다. 종교인, 종교단체가 모범 납세자가 되는 것이 내부 분쟁을 막고, 일반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은 신앙인이 되는 지름길이 아닐까?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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