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진 대한석유협회 회장(사진)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2차 에너지 세제개편으로 저소득층이 주로 사용하는 등유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등유 세제 조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석유협회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함께 지난 9일 등유 세제 인하를 내용으로 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고 회장은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농어촌과 지방 중소도시 서민층의 주 난방용 연료인 등유 가격이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농어촌 가구의 경우 월 평균 소득은 도시 대비 76%에 불과한 224만원이지만 등유를 난방유로 사용한 결과 동절기 난방비 부담은 도시가구에 비해 1.8배가 높고 이에 따른 세부담은 6.7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등유 가격은 2000년 리터당 559원에서 올해 4월 말 현재 867원으로 55%나 올랐다. 에너지세제 개편 과정에서 등유에 붙는 특별소비세가 60원에서 154원으로 껑충 뛴 결과다. 고 회장은 "오는 2006년 7월부터는 등유 특소세가 201원까지 오를 예정"이라며 "이 경우 2000년 16만원 수준이던 동절기 난방비는 2007년에는 24만8000원으로 50%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휘발유 차량 도입과 때를 맞춰 경유 세제를 인상하며 상대적으로 값이 싼 등유가 수송용 경유로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난방용 등유에도 특소세 부담을 높힐 계획이다.
고 회장은 "일본과 영국 등 OECD국가의 경우 노상검사를 강화해 등유의 경유 전용을 막고 있다"며 "휘발유와 경유에는 리터당 50엔과 32엔이 넘는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일본도 등유에는 소비세 5%만 메기고 있다"고 등유 세제 인하 당위성을 강조했다.
석유협회는 올 6월 말로 예정된 유류세제 2차 개편안 국회 상정에 맞춰 이 같은 등유 세제 인하안을 의원 입법이나 당정 협의 등을 통해 관철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달 취임한 고 회장은 석유협회의 역할 증대를 위해 석유산업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9일 업계와 산자부 등이 모여 워크샵을 열고 원칙적인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6월말 2차 워크샵을 통해 구체화 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석유산업연구소는 정책 개발과 국내외 시장 조사 등을 통해 국내 정유업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