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 폐기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거대 기술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insider)는 14일(현지시간)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 규칙을 폐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충분한 대금을 지불할 여력이 있는 페이스 북, 아마존, 구글 등 대형 인터넷 기업에게만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18일 지적했다.
망 중립성이란 모든 통신 사업자는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사용자나 내용, 플랫폼, 장비, 전송 방식에 따른 어떠한 차별을 해서도 안 된다는 원칙으로 2015년 오바마 행정부의 FCC가 제정한 바 있다.
이러한 원칙이 폐기됨에 따라 통신사들은 돈을 지불할 능력을 가진 거대 기업들에게 더 빠른 속도나 네트워크 사용의 편리를 제공하는 등 차별적 서비스를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거대기업들은 지불하지 않아도 됐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게 됨으로써 외견상 손해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추가적인 비용 지불을 통해 더 편리한 망사용 권한을 갖게되고 결국 지배체제는 더욱 공고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매체는 “미 FCC가 망 중립성 폐기를 위한 투표에서 인터넷의 자유롭고 개방된 본질을 어떻게 폐기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었다고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간과했다”면서 “이미 거대 기술기업들이 인터넷의 개방성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망 중립성 폐지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오늘날 인터넷 환경은 FCC가 망 중립성을 규제하던 초창기에 비해 막강한 재력을 보유한 소수 대형 IT회사들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된 상황으로 페이스 북이나 구글, 넷플릭스 및 아마존은 소통의 통로로 상호작용은 물론 예능과 오락을 소비하며 뉴스를 보고 쇼핑을 하는 등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망 중립성으로 인해 광대역 통신 제공업체들은 특정사이트나 서비스에 대해 차단하거나 속도를 줄이거나 특별한 취급을 하는 것이 금지됐지만 향후 통신사업자들은 추가 비용을 요구하고 차별적 행위를 공공연히 할 수 있게 된다.
단순이 추가 비용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광대역 사업자들은 동영상 서비스 제공 사업자들이 스트리밍이나 웹 페이지 제공에 대해 일정한 통행세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어 전반적으로 인터넷 사용요금이 상승할 수도 있다.
특히 장기간 거대 IT기업들의 지배가 계속될 경우 상당수 미래 소비자들은 구글이나 페이스북만을 인터넷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결론적으로 온라인에 다른 사이트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없는 것으로 생각할 우려도 높다.
뉴욕 타임즈는 과거 망 중립성 규칙 제정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대다수 대형 IT기업들이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망 중립성 폐기에 대해 어떠한 부정적인 의견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고 전했다.
한국의 통신사업자들도 미국의 움직임을 조심스럽게 관망하고 있다. 17일 만난 통신업계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대량 데이터를 소비하는 기업의 경우 전용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망 중립성 폐기가 특별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의 상황이 분명히 좋은 신호는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