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 경기 호조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내놨던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는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자 체질 개선을 통한 위기 극복을 천명하고 나섰다.
현대·대우·대림·현산·SK건설 등 대형 건설사의 대표들은 2일 시무식을 갖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신년사를 발표했다. 업계 안팎에서 올해 건설업 전망을 밝지 않게 보고 있어 건설사들이 긴장감 속에서 한 해를 시작하는 분위기다.
SOC 예산 축소·각종 규제 강화로 건설시장 침체 우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송문선 대우건설 대표이사도 "수년간 회사의 실적을 지탱해왔던 주택건축 사업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금리인상 전망 등으로 더 이상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으며 김대철 현대산업개발 사장 역시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져 가고 사업 환경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며 철저한 대응을 촉구했다.
"핵심 역량 강화·현장 중시 문화 정립·혁신 과제 달성"
◆…김대철 현대산업개발 사장.
현대건설 정 사장은 재출발(Restart)을 올해 미션으로 제시하면서 회복(Recover)과 새로운 설계(Redesign), 재점화(Relight)를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정 사장은 "책임감·소명의식·장인정신 등 모든 것을 쏟아 붓는 현대만의 독특한 '혼'을 회복하고 각자 맡은 업무의 경우 새로운 시각에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우선적으로 올해 사업목표 달성에 집중해 사그라지고 있는 불씨를 살려 재점화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우건설 송 대표는 "대기업이란 이름에 안주해서 안일한 자세로 현재에 머무르려 한다면 그 누구도 회사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리더들의 희생정신과 매출·이익의 원천인 현장중시 문화 정립 등을 강조했다.
그는 회사 매각 작업과 관련해 "시장에서 평가하는 대우건설의 가치가 10여년 전 인수합병(M&A) 당시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며 "임직원 개개인 모두가 변화의 주체가 돼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M&A가 대우건설이 가진 경쟁력을 극대화해 장기적 성장과 발전을 기약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고 확신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긍정적 미래를 위한 전 임직원의 단합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산업개발 김 사장은 "올해에는 HDC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며 혁신 가속화할 경영프레임 변화, 지속가능한 포트폴리오 구축, 창조적 연결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성과 창출을 위한 조직 문화 혁신 등 4가지를 핵심 추진 과제로 삼았다. 김 사장은 "지난해 2년 연속 창사 이래 최고의 경영성과를 달성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제는 우량 실적을 넘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은 지난해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 선전했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수년간 추진해온 일하는 방식의 혁신 전략 완성을 주문했다. 조 부회장은 "꾸준히 성과를 내온 건축주택 사업은 시장 위축에 대비해 새로운 상품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해야 하고 인프라 사업은 지하공간·철도·교량 등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며 "수년간 시장 침체 속 힘든 시간을 보낸 화공 플랜트 사업도 이제 노력의 결실을 볼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혁신의 완성과 협력업체와의 상생, 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올해 주요 실천 안건으로 설정했다. 이 부회장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수익을 장담할 수 없다"며 "올해는 각 현장에서 혁신과제의 실천과 체화를 통해 혁신을 실질적으로 완성하자"고 당부했다.
또 "각 현장에서 협력업체를 수행 파트너로 존중하고 그들의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현장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임을 전 임직원이 명심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