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에 고부가 제품으로 활로 모색
철강업계가 수년간 구조조정을 지속하면서 지난해 전년도보다 외형과 이익이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자 올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철강 빅3는 지난 2일 시무식을 갖고 올해 고부가가치 제품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자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중국발 철강감산, 국내 건설경기 호조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의 호재를 누렸으나 올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해질 조짐이 보이자 철강사들은 기존 사업 강화는 물론 신성장 동력 육성도 추진한다는 것이다.
◆…지난 2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포항제철소 제강부 2연주공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측은 "한때 71개까지 늘어났던 국내 계열사는 38개가 됐고 해외계열사도 181개에서 124개로 줄었다"며 "구조조정 4년간 7조원 규모의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거뒀고 매년 4000억원 정도의 발생 가능한 손실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고 지난해까지의 경영 성과를 평가했다. 이에 지난해 3분기까지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최대 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올해는 철강·에너지·건설·화공 등 그룹 본연의 사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하는 스마트화를 추진해 고부가 월드프리미엄(WP) 제품 생산을 60%까지 끌어올리고 다른 분야에서도 원가절감 등의 효과를 얻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신성장을 위해 에너지 분야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시설 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신재생 발전 분야의 투자도 늘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정부 시책에 부응하는 사업 기회도 모색할 방침이다. 그동안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추진했던 리튬사업도 주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새로운 50년을 맞이해 임직원 모두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포스코그룹이 가야 할 길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며 "멀리 보고 밝게 생각하는 시원유명(視遠惟明)의 자세로 올 한해 더욱 분발해 달라"고 주문했다.
◆…현대제철의 내진강재 브랜드 'H CORE' 로고. 사진=현대제철 제공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지난해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 등 신소재 분야의 선행연구 설비를 구축했고 내진용강재 전문 브랜드인 'H CORE'를 통해 포항 지진으로 인한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이를 안전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시키는 선도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올해는 세계 경제가 오랜 침체국면에서 벗어나 점진적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대외적으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긴장감을 잃지 않았다.
우 부회장은 "국내는 경제민주화에 따른 통상임금·고용정책·거래조건 등 기업의 경영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수주절벽 상태가 지속되는 조선은 물론 건설도 전년 대비 큰 폭의 수주 감소가 예상되고 자동차 분야도 국산 차량의 내수·수출이 동반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고객 성공 경영체제 강화, 유연한 조직문화 확립, 원칙에 기반을 둔 사회적 가치 실현 등을 전략방향으로 제시했으며 고부가·고성능 제품개발 선도로 경쟁 우위를 선점할 것을 주문했다. 또 "현대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는 '기존 사업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지속하는 것은 앉아서 재난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는 말을 남겼다"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환경과 주변 여건 속에서 현재의 솔루션이 언제까지 정답일 수 없다"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화를 당부했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 사진=동국제강 제공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부국강병(富國强兵)'을 위한 책임·윤리·미래·스피드·인재경영을 경영방침으로 유지하고자 한다"며 "이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직원들을 잘 양성해 부국강병한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바람이 간절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 부회장은 "부국강병의 '부국'이란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찾아 항해하자는 것"이라며 "기업활동 중 인재 양성이 최우선이란 동국제강의 경영철학은 '강병'과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