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홍재화의 무역이야기]

무역 환경도 기술이 주도하는 시대

조세일보 / 홍재화 필맥스 대표 | 2018.01.17 11:07
그림

과학 기술의 발달에 따라 전 지구적인 산업구조와 시장 환경이 급속도록 변하고 있다. 더불어 세계 경제 질서도 이전에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기존과는 다른 경제구조와 경쟁이 발현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동안 느리게 발달하던 기술은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특이점에 가까워지면서 산업과 경제사회 구조를 대폭 변화시키고 있다. 기술의 발전과 전파가 매우 빠르게 전파되면서 이전과 같이 단계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개인이나 국가가 빛의 속도로 진화하는 변화에 얼마나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지가 다가올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다.

모든 학문을 삼키는 물리학

그림

이제 인간의 세계는 과학적이지 않으면 '거짓' 또는 '상상의 산물'이라고 받아들여진다. 인류 최초 학문이 철학이고 그 후 다양한 분기를 이루었다. 그리고 과학을 기점으로 한 자연과학은 자연에 존재하는 사물의 구조·성질·법칙 등을 관찰 가능한 방법으로 얻어진 체계적 이론적 지식 체계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인간이 마침내 먼 우주로 탐사선을 보내면서 우주의 시작인 '빅뱅'을 알아냈을 때 인간은 신에 의한 천치창조 믿음을 거두기 시작했다.

진리란 무엇일까?
인간이 철학을 할 때부터 물어왔던 질문이다. 그런데 물리학을 읽다보면 물리학이 철학대신 그 대답을 해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다만 철학은 '진리'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물리학은 '최종이론'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뿐이다.

스티브 와인버그는 그의 책 '최종 이론의 꿈'에서 우주의 모든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최종이론을 찾아낸다면 우주 만물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신'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과학의 역사를 통틀어 우리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천상의 탈신비화', 생명체의 놀라운 재능들이 외부자의 계획이나 안내 없이 어떻게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생명의 탈 신비화'가 이루어져 왔다.

“과학의 가장 극단적인 희망은 최종 법칙들과 역사적인 우연성들을 모두 포함해 자연 현상 전체를 설명하는 것이다”고 한다. 종교적으로 보면 '유일신'만이 가능한 일을 인간의 과학이 시도하고 있다. 그래서 종교와 과학은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다.

그렇다면 종교와 신의 화해는 가능할 까? 다수의 과학자들은 이미 '신의 존재'는 인간이 복제동물을 만들고, 천체 망원경을 통하여 수백억 광년 떨어진 머나먼 우주의 세계를 보면서 비논리적이라고 말할 것이다.

세상은 만인의 이기심에 의하여 작동한다는 경제학도 사람이 움직이는 과정을 수자로 표시하려다 보니 인간의 마음을 무시하고 물리학처럼 되어가고 있다. 바로 경제물리학, 사회물리학이다.

수많은 자연의 법칙과 마찬가지로 사람은 누구나 같은 법칙을 따른다는 가정이다. 물리학이 중력이나 시간이라면, 경제학은 '이기심'이라고 할 수 있다. 마크 뷰캐넌은 '사회적 원자'에서 사회라는 조직을 개별적인 사람들의 모임으로 보았는데, 각각의 사람들은 매우 단순한 논리에 따라 행동을 한다.

그런데 그게 아무도 의도하지 않는 자기조직화를 이루어 낸다고 했다. 자기 조직화의 핵심은 어떤 패턴이 저절로 생겨나는 데, 이 패턴은 그것을 만드는 부분의 세부적인 성질과 거의 또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회물리학은 기본적으로 인간이란 그렇게 복잡한 단위가 아니라고 전제하고 시작한다. 이제 모든 것을 지배하는 현상은 물리학으로 대표되는 과학으로 통일되고 있다.

과학 발전과 국제 경제구조 변화
현재는 어느 시대보다도 과학 기술 진보가 사회·경제·정치문제의 모든 부분을 빠르게 재편시키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전자정보 기술 발전은 국가들에게 자국의 정책과 경제구조를 기술에 맞게 대폭 조정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컨설팅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5000만 명에게 라디오가 보급되는데 38년의 시간이 걸렸고 TV의 보급은 13년이 걸렸으나 인터넷은 3년, 트위터는 단 9개월이 소요되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제조업 방식, 에너지 인프라, 수송방식, 활동 영역 등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야기한다.

이러한 변화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모든 영역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IT 기술이다. 디지털 경제의 핵심이 되는 IT 기술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등이며 이들이 제품의 생산과 거래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됨에 따라 기존의 시장 거래구조와 나아가 경제구조도 변화시킨다.

기업구조, 고용구조와 더불어 무역구조에도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기술의 발전은 모든 나라의 모든 기업에 골고루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모든 기업이 똑같이 이용가능한 공공재가 아니다. 기술은 쉽게 독점화할 수 있고, 투자자와 사업화에 성공한 기업이 일시적이라도 세계 시장에서 독점될 수 있다.

혁신을 일으킨 기술과 지식을 성취하고 유지하는 것이 경제 성장과 국제 경쟁력의 요인으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과 정부는 최첨단 기술에서 앞서가고, 보유한 기술의 국제적 파급을 지연시켜 자국내 온전히 머무는 시간을 연장하려고 한다. 

기술발전이 혁명적일 경우 국가와 기업간의 상대적 지위가 역전되어 기술적 추월을 일으킬 수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국의 일본에 대한 기술적 추월과 시장점유율 역전이다. 1990년 이후 한국의 조선·해양,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3개 산업이 일본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넘어섰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점유율은 2016년 한국 27.0%, 일본 7.7%로 압도적인 차이로 일본의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추월하였다.

이처럼 기술은 국가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세계 각국은 기술과 관련된 국제경제 질서를 유리하게 구축하고자 노력하였다. 과학 기술의 개발력을 가진 선진 국가들은 자국 기술이나 제품 보호를 위해 기술체계를 폐쇄적으로 유지하려 하므로 기술이 통상마찰의 요인이 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이러한 기술 장벽문제로 인한 분쟁의 해결을 위한 노력은 1970년 동경라운드협상에서 처음으로 다루어졌다. 그 후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설립되면서 기술 관련 국제경제규범이 본격적으로 발전되었다. WTO는 분쟁해결제도를 통해 기술이 불필요한 무역장애로 활용되지 않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실제로 여러 나라에서 자국의 기술관련 제도나 조치를 통해 타국 제품이나 기술의 수출입을 금지하는 기술 장벽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각국의 각기 다른 기술표준 채택은 교역상 비관세 장벽으로 오용될 가능성이 크며 급속한 기술 혁신은 상이한 기술표준체계의 고착화를 초래한다.

급속히 발전하는 IT 기술혁신은 국가 간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새로운 산업을 출현시키고 있으며 새로운 통상규범의 수립을 요구한다. IT에 기반한 신산업의 출현과 새로운 거래방식의 발생, 그러나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통상규범 간의 조화가 국제 경제 질서 확립에 핵심 사안으로 부각되었다. 기술무역 장벽의 주 사안으로는 국내외 업체간 기술 규제를 차별 적용하거나, 과다하게 높은 기술적 요건을 필요로 하거나, 관련 법 또는 규정의 빈번한 개정과 불충분한 의견 제시 기간 등이 있다. 

무역 기술 장벽 증가
“중국이 한류(韓流) 열풍을 타고 급성장한 한국 화장품에 대해 투자와 견제를 동시에 하면서 자국 화장품 산업 경쟁력 향상을 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자국 화장품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 화장품 통관 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기술 장벽을 높이고 있다.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은 지난해 11~12월 서류 미비나 품질 불량 등을 이유로 한국산 화장품 수입을 대거 불허했고, 5월부터는 그동안 관여하지 않던 해외 직구(직접 구매) 화장품에 대해 통관 수입품과 마찬가지로 위생허가증을 요구하고 면세 혜택을 폐지할 예정이다.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갈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한국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위주에서 다른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시장으로 수출 경로를 다변화하기 위해 브랜드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비즈, 2017.2.14.)

전 세계적인 무역자유화 바람으로 인하여 전통적 무역장벽은 계속 낮아진 반면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장벽 특히 무역기술장벽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한국에 대하여 기술장벽을 쌓는 주된 나라이다. 수입품에 대한 기술 규제는 환경, 안전 등 공익 목적을 위해 각국이 취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다.

그러나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기술 규제는 무역 원활화에 장애로 작용한다. 2014년 사우디 아라비아는 한국에서 수입되는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냉매를 사용할 수없도록 규제하였다. 이 규제가 시행되면 한국 제품의 수출은 전면 중단될 수 밖에 없었다. 이때 사우디아라비아는 규제 시기에 대한 정확한 공표를 하지 않아 한국 업체들의 어려움을 겪었다.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볼 때, 교역국의 무역기술장벽에 대한 대응방안 모색, 교역 상대국의 '숨은 규제'를 찾아내어 사전에 예방책을 만들어 내는 정책을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한국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기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은 기술발전 자체보다는 기술개발의 방향성과 변화 적응성이다.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국제 경제질서에 대응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기술의 변화가 커지는 만큼 각 국도 자국 보유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폐쇄성과 비호환성도 높아간다. 기술 기득권 국가들은 경제질서의 재편 경쟁에서 국제 기준과 규범을 자국에 유리하게 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의 기술개발 방향과 정책이 적응성과 호환성이 얼마나 확대되는 가에 따라 미래 한국의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저작권자 ⓒ 조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끈한 토픽·쏠솔한 정보 조세일보 페이스북 초대합니다.

관련기사

Copyright ⓒ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