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연표
가와이 마사시 지음/최미숙 옮김/한경BP/244쪽/1만5000원
인구 감소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렇게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같은 현실이 우리 눈앞에 다가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본의 인구정책 전문가인 가와이 마사시 산케이신문 논설위원은 저서 <미래연표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경우도 일본과 별반 다르지 않은 현상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지 불과 17년 만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가 됐다. 이 추세라면 8년 뒤인 2026년쯤 초고령사회를 맞이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60년 무렵에는 한국의 고령화가 일본을 추월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옥스퍼드대학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가 한국을 '지구 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국가'로 꼽는 것도 그래서다.
저자는 인구 감소 사태를 '고요한 재난'이라고 이름 붙였다. 인구 감소와 관련한 하루하루의 변화는 지극히 미미하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이 무관심이라는 틈을 비집고 서서히 숨통이 조여 오듯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이 잠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본의 경우 2022년에는 혼자 사는 가구가 3분의 1을 넘어 홀로 생활하는 고령자 문제가 본격화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2024년에는 국민 3명 중 1명이 고령자가 되고, 2033년에는 세 집에 한 집꼴로 빈집이 즐비해진다고 한다.
지금도 도쿄 23개 구내의 조용한 주택가에서도 종종 빈집이 발견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도심의 주상복합 빌딩에서도 입지에 따라서는 빈 곳이 눈에 띄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머지않아 땅값이 하락하고, 대출을 해준 은행이 파산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단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의료문제도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헌혈이 부족해 '병원에 가면 살 수 있다'라는 지금까지의 상식이 더는 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미래에 닥쳐올 위기 상황을 연표 형식으로 정리해 우리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출간 직후 이 책은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38만 부가 넘게 판매됐다. 내각 총무장관이 총무성 전 직원들에게 일독을 권했을 정도다.
저자는 이같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모든 분야에서 확대 일변도로 내달려온 20세기형 성공방식과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가를 전략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인구 감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한 후의 상황을 고려해 작지만 알차고 효율적인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전략적인 축소, 풍요로운 사회 유지, 도쿄 집중 현상 탈피, 저출산화 대책'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일본을 구하는 10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1. 현재 65세 이상인 고령자의 정의를 75세 이상으로 올려, '고령자를 줄인다'. 65～74세는 사회의 기둥으로 재인식하는 것이다.
2. 지금의 '24시간 사회에서 탈피'해 과잉 서비스를 개편하고 사회 전체의 노동시간을 단축한다.
3. '비거주지역을 명확히 해' 사람이 사는 거주지역의 인구밀도와 행정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인다.
4. 기존 행정구역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주민의 생활권에 근거해 광범위한 '지역을 합병'한다.
5. 국가 차원에서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취약한 분야는 버리는 철저한 '국제 분업'을 택한다.
6. '장인의 기술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경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
7. '국비 장학생 제도로 인재를 육성'해 국가 차원에서 꼭 필요한 분야의 인재를 육성한다.
8. 지방의 대학 캠퍼스를 은퇴자 커뮤니티로 탈바꿈해 '중장년의 지방 이주를 추진'한다.
9. '세컨드 시민 제도'로 소멸 위기의 지자체를 방문하는 교류 인구를 늘린다.
10. 인구 감소에 적극적인 제동을 거는 파격적 지원책으로 '셋째 아이부터 1,000만 엔을 지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