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청년일자리 및 지역대책을 위한 추경' 관련 사전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고형권 기재부 1차관, 김동연 부총리, 김용진 기재부 2차관.
정부가 청년고용을 늘리기 위해 4조원대 '돈풀기'에 나섰다.
작년에 쓰고 남은 잉여금과 여유자금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재원을 마련,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나 이미 재직하고 있는 근로자의 목돈 마련기회를 주어 중소기업으로 유인하는 효과를 내다보고 있다.
특히 '대량실업'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구조조정지역·업종에 대한 맞춤형 재정지원도 이루어진다.
청년실업 얼마나 심각한가
정부가 재정, 세제지원을 퍼붓겠다고 나설 정도로 청년실업은 심각하다. 지난해 15~29세 청년실업률은 9.8%로, 대략 청년 10명 중 1명은 실업자로 볼 수 있다.
청년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실업률은 22.7%까지 치솟았다. 2021년까지 에코붐 세대 39만명이 추가로 일자리 시장에 진입하게 되고,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그들 중 14만명은 실업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구조조정 지역에 일자리도 문제다. 정부는 고용효과가 큰 자동차·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군산·통영 등 해당 업종 밀집지역의 대규모 실업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거제·통영 지역의 실업률은 각각 2.9%에서 6.6%, 3.7%에서 5.8%로 급증한 상태다.
정부는 "당연한 과제에는 예산, 세제, 제도개선 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며 "예산 측면에서는 대책의 주요사업이 즉시 시행될 수 있도록 추경을 편성해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中企 근로자 '목돈' 마련해준다는데…
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년 추경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추경안의 규모는 3조9000억원으로, 취업한 청년들의 소득·자산형성을 돕는데 추경 재원의 대부분 배분된다. 청년일자리 대책 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2조9000억원으로, 이 중 1조70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번 대책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중소·중견기업이 취업한 근로자가 3년간 근무했을 때 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통해서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근로자가 3년간 일하면서 600만원을 모으면 기업이 600만원, 정부가 1800만원을 적립해 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 주는 제도다.
신규 취업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기존 재직자가 5년간 근무했을 때도 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주는데 지원한다. 내일채움공제에 신규로 가입한 4만5000명이 대상이 되는데, 근로자가 5년간 750만원을 모으면, 기업이 1200만원, 정부가 1080만원을 적립해주는 구조다.
또 중소·중견기업이 정규직을 1명 채용했을 때 재정을 지원해주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종전 667만원에서 900만원으로 늘어나고, 대상기업도 성장유망업종에서 전체업종으로 확대됐다. 약 4만5000명의 근로유인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투입되는 재원은 약 1487억원이다.
청년 근로자를 대상으로 전월세 보증금에 대해 3500만원까지 4년간 1.2%의 저금리로 대출을 허용해주고, 교통여건이 취약한 산업단지에 근무하는 청년 10만명에게 월 10만원의 교통비가 지급된다.
구조조정지역 고용위기…지원 대책은?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하기로 했다. 유급휴업·휴직 시 지원수준을 실 지급수당의 66.7%에서 90%로, 지원한도도 일 6만원에서 7만원으로 올렸다.
근로자 생계보호를 위해 생활안정대부에 대한 소득제한·융자조건의 벽을 낮췄다. 소득은 4420만원에서 5430만원으로, 한도의 경우 자녀학자금은 500만원에서 700만원, 생계비는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또 기술 인력의 재취업을 돕는다. 고용효과가 큰 자동차·조선업 분야에서 생산직 숙련인력의 업종전환을 돕는 교육이나, 지역유망업종 등에 재취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숙련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선 국가전략산업 중심으로 훈련인원을 늘린다. 직업훈련에 있어 자부담 면제·한도는 연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직업능력개발수당도 1일 5800원에서 7530원으로 인상한다.
또 지역기업·협력업체 지원하는데 40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된다. 조선업·자동차 협력업체에 대해 1500억원 수준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거나, 재창업·전환자금(500억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조선업·자동차 기업을 중심으로 업종 전환이 가능하도록 시제품 개발·판로 개척 등을 지원한다.
고용위기 지역 등의 소비 촉진을 위해 최대 20% 할인되는 고향사랑상품권의 발행을 지원하기로 했다.
위기지역 공장 신·증설, 이전 등 민간투자를 늘리기 위해 지방투자촉진 보조금을 250억원 더 늘린다, 지원 비율도 입지는 30%에서 50%, 설비는 14%에서 34%, 국비 매칭은 65%에서 85%로 상향 조정된다.
구조조정 위기지역·업종에 대한 추가사업 지원, 새로운 위기지역 지정 가능성 등 불확정 소요에 대비하기 위해 추경안에 목적예비비 2500억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창업 유도…연 12만개 기업 만든다고?
창업활성화 분야에는 80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된다. 이 같은 조치로 연간 12만개 창업 기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혁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1500개 창업팀에 최대 1억원 오픈바우처를 지원한다. 지원 금액 한도 내에서 사업화·R&D 등을 위한 인건비·장비비·재료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혁신적 생활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3000개 창업팀에 평균 1500만원의 성공불융자를 지원한다. 성공불융자는 사업이 성공할 때만 갚고, 실패하면 갚지 않아도 되는 형태의 융자 제도다.
또 우수한 TIPS 졸업기업의 성장 지원을 위해 후속투자를 유치했을 때 정부가 1대1로 최대 20억원을 지원한다. TIPS는 민간 투자회사가 스타트업을 발굴해 1억원을 투자하면 정부가 사업화자금·해외진출·R&D 지원 등 총 9억원을 지원해주는 게 골자다.
청년창업기업에 대해 소득·법인세를 5년간 전액 감면해주고, 사업지원 바우처(연 100만원, 3년)로 세무·노무 등 행정업무 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성장유망업종의 중소기업 등에 취업하는 고졸 청년에게는 40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하거나, 중소기업 취업 후 대학에 진학한 청년 등에게 학기당 평균 320만원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