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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개혁특위장 강병구', 그의 머릿 속 조세개혁 과제는?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 2018.04.11 13:47
강병구

◆…강병구 인하대 교수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서 열린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강 교수는 "증세에 대한 국민들의 납세협력을 위해서는 공론화 과정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 기획재정부)

"우리나라의 조세체계는 낮은 조세부담률과 취약한 과세공평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조세제도 개편에 주도적인 역할을 떠맡게 된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재정개혁특위).

이 위원회를 이끌 위원장으로 임명된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동안 시민단체 활동과 학술발표 등을 통해 '넓은 세원, 적정 세율'을 강조해왔다. 쉽게 말해 소득이 있다면 모든 국민이 세금 부담을 하고, 능력에 따라서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소리다.

일각에선 강 위원장이 내놓은 그동안의 발언을 재정개혁특위가 검토해 나갈 세제 개편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로 주목하고 있다.

조세체계 무엇이 문제인가

강 위원장이 지난달 열린 한국재정학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한국의 조세·재정개혁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조세부담률과 국민부담률은 각각 18.5%, 25.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5.0%, 24.0%)에 비해 크게 낮다.

이는 과세당국에 포착되지 않는 지하경제의 규모가 크고, 낮은 명목세율(법정세율)과 비과세·감면제도 등으로 인해 실효세율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금신고 기한 내에 납부해야 할 세금과 실제로 낸 세금의 차이를 뜻하는 주요 세목의 '택스갭'은 약 26조원(2011년 신고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3년 이후 박근혜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하경제 규모가 GDP 대비 20.8%에서 19.8%로 줄었으나, 여전히 택스갭은 작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강 위원장의 주장이다.

보고서는 또 "고소득자, 고액자산가, 대기업에 집중된 조세감면과 취약한 누진성도 조세부담률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2015년 기준 근로소득자의 소득공제액은 263조1000억원에 달했는데, 상위 10%의 소득계층이 전체 소득공제액의 19.5%, 감세액의 32.1%를 차지했다.

이에 따른 실효세율은 각각 16.4%, 11.8%를 기록했다.

대기업의 국세기여도도 낮은 상태다. 2016년 상위 10대 기업의 법인세 공제·감면액은 전체의 34.7%를 차지했고, 그 결과 외국납부세액을 공제받을 경우 평균 실효세율은 16.2%로 전체 법인기업의 평균 실효세율 16.6%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도 낮은 실거래가 반영률과 공정시장가액비율로 인해 부동산 실효세율과 GDP 대비 세수 비중이 낮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의 평균 실거래가액은 2013년 4억4000만원에서 5억9000만원으로 올랐지만, 이 기간 실거래가 반영률은 72.5%에서 65.6%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아파트의 거래가액이 클수록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이 낮아 부동산 보유세의 누진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출범식

◆…부동산 보유세제 등의 개편을 주도할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9일 출범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국민 실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개혁과제들을 논의하는 만큼, 국민의 여론수렴과 국민 참여의 창구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 기획재정부)

넓은 세원, 적정세율…세제개편은 어떻게?

강 위원장은 지난 9일 재정개혁특위 출범식에서 "늘어나는 재정 소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조세부담률 증가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추진하는데 있어 약 178조원의 재원이 필요한 만큼, 재정개혁특위의 가장 큰 임무가 안정적인 세입 조달책을 내놓는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재정개혁특위가 증세(增稅)에 대한 공론화 창구인 셈이다.

강 위원장은 조세부담의 공평성을 높여야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그간 정부의 조세정책기조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소득과세→사회보험료 적정 부담→소비과세' 순으로 단계적인 증세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고소득자, 고액자산가,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감면 축소,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강 위원장은 재정학회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개인소득세의 경우 고소득계층을 중심으로 비과세 감면을 우선 축소하고, 중하위 소득집단에서는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이 있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는 '근로소득 면세자' 축소안도 논의할 것으로 해석된다. 법인세의 경우 대기업에 집중된 세액공제·감면을 우선 축소하고, 최고세율 인상에 상응해 최저한세율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가업상속공제에 대해선 "매출액 3000억원까지 최대 500억원을 공제하고 있는데,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정책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재산상속을 통한 부의 세습과 집중을 완화해 상속·증여세의 본연의 기능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자, 배당 등 금융소득의 분리과세 기준(현 2000만원)이 손질되는 안도 거론된다. 강 위원장은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를 정상화해 노동소득분배에 대한 유인을 높여야 한다"며 "금융소득을 종합과세하고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전면 과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파급력이 큰 세제 개편 방향은 '거래세 인하와 보유세 인상', '임대소득과세 정상화'로 요약된다. 부동산 보유세는 공정시장가액의 상향 조정, 부동산 실거래가 반영률의 인상, 세율 조정 등을 선택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밝히고 있다.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종합과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다한 필요경비율(60%)과 기본공제(400만원)에 따라 종합소득이 있는 근로자 간 과세평성의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이유 때문이다.

'종교인 과세'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현재 종교인은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중 세목을 선택할 수 있다. 기타소득으로 신고할 땐 2000만원까지 80%를 필요경비로 인정되고,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장려금도 지원받을 수 있다.

강 위원장은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경우 고소득 종교인의 조세부담이 크게 줄어 종교인 간 세부담의 수직적 공평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과세공평성의 차원에서 근로소득세로 과세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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