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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용석 서울행정법원장, "조세 전담비율 높여 전문성 향상"

조세일보 / 염재중, 홍준표 기자 | 2018.04.17 13:14

서울행정법원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김용석 서울행정법원장은 지난 9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행정법원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김용석 서울행정법원장은 지난 9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년 동안 국민들의 머릿속에 행정재판이 기본권 구제수단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만큼 현대 행정에 부합하는 정교한 재판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더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유일한 행정재판 전문법원인 서울행정법원이 올해로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서울행정법원이 출범하면서 그 동안 2심제이던 행정재판이 일반재판과 마찬가지로 3심제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행정소송의 양적, 질적 측면 모두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서울행정법원은 전문성을 갖춘 44명의 법관과 100여 명의 행정 직원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소송 건수의 증가에 따라 11개의 합의재판부와 12개의 단독재판부가 운영 중이다.

행정 사건은 조세·노동·산재·토지수용·도시정비·보건·주민 등 7개 분야로 세분화해 심리하고 있다.

조세일보는 지난 2월 취임한 김용석 서울행정법원장을 만나 지난 20년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Q. 서울행정법원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전문법원으로서 그 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울행정법원이 개원하기 전인 20년 전 행정소송절차는 고등법원-대법원의 2심제를 취하고 있어서 국민들 입장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행정사건 수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개원과 함께 지금의 행정재판은 다른 재판과 마찬가지로 행정법원-고등법원-대법원의 3심제로 변화되어 접근성이 강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사이 국민들의 권리의식이 커진 만큼 행정사건 수 자체도 증가했고 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유형의 소송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개원 당시 한해 3000여 건에 불과하던 소송 건수가 작년에 1만 건이 넘어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국민들의 머릿속에 행정재판이 기본권 구제수단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행정소송을 다루는 법관의 숫자가 많아지고 행정재판이 하나의 전문영역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와 관련한 학계와 실무계의 연구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활성화됐습니다.

앞으로 서울행정법원이 전문법원으로서 더욱 발전해 가기 위한 과제라고 한다면 학계와의 활발한 교류 등을 통해 복잡, 다양한 현대 행정에 부합하는 정교한 재판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더 갖추는 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행정법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국민의 권리구제 기능일 텐데요. 국민의 권리구제 기관으로서 행정법원이 갖고 있는 한계나 제도적 보완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현대의 행정은 복잡하고 다양해 행정에 의한 국민의 권익 침해 양상도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경찰행정이 중심이었고, 국가가 국민에게 강제력을 가하거나 권리를 제한하는 권력적 처분에 대한 구제가 행정재판의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현대 행정은 급부행정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무엇인가를 해줘야 하는데 하지 않는 부작위의 형태로 권익 침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문제가 '가구제' 제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가구제'는 본안소송이 계속될 때 판결이 확정되기 이전에라도 잠정적으로 원고의 권리를 임시로 구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현행 행정소송법상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처분에 대해 국민은 판결 확정 이전에라도 집행정지결정을 통해 가구제를 받을 수 있지만 국가가 국민에게 일정한 급부를 하지 않아서 생긴 권익 침해에 대해서는 판결확정 이전에는 아무런 구제도 받을 수 없는 공백상태에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며, 원고적격과 처분성도 보다 넓게 인정해서 행정소송의 문턱을 더 낮출 필요도 있습니다.

Q. 조세일보의 특성상 조세소송에 관심이 많습니다. 현재 행정법원은 조세전담 재판부가 4개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조세전담 재판부의 전문성 강화 방안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세사건 전담부는 기존 6개부에서 4개부로 개편되면서 전담비율이 40퍼센트 이상으로 증가되었습니다. 같은 조세사건을 6개부에서 나누어 담당하던 것에 비해 현재 조세사건 전담부는 전체 사건의 절반 가까운 사건을 조세 사건으로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것입니다.

또한 조세사건 전담부를 구성할 때 세법에 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법관을 우선 배치하고 있습니다. 조세사건 전담부 법관들은 법원 내 조세법분야연구회 등 다양한 학회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해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김용석 서울행정법원장은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용석 서울행정법원장은 "조세사건 전담 재판부가 맡고 있는 조세소송 전담비율이 40퍼센트 이상으로 높아졌으며, 전담재판부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다향한 학회 활동을 뒷받침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Q. 최근 의무이행소송 도입을 위한 법률안이 제출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평소 의무이행소송 도입을 주장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무이행소송 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문제점에 대해 법원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날 행정은 급부행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 행정소송은 행정청이 급부를 거절하는 거부처분에 대해 거부처분 취소소송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게 왜 문제냐 하면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국민이 승소하면 행정청이 다시 처분을 하게 되고, 그 처분에 불복이 있으면 국민이 다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나 의무이행소송이 도입되면 법원이 행정청에게 특정의 처분을 하라고 명령할 수 있게 됩니다. 한 번의 재판으로 분쟁을 최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의무이행소송 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하지만 지금의 거부처분 취소소송이 삼권분립에 어긋나지 않은 것처럼 의무이행소송 그 자체가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의무이행소송 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학계와 실무계가 별 이견 없이 일치된 의견을 보여 왔습니다. 다만 행정부에서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행정부의 역할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판례가 축적되고 적정한 실무 사례가 정착되면 그러한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조세소송에 대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대형로펌' 수임 사건의 경우 상대적으로 승소율이 높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재판부는 다른 요인을 염두에 두지 않고 해당 사건만 보고 재판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대형 법무법인의 수임사건의 승소율이 높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대형 법무법인의 승소율이 높게 나타난다면 대형 법무법인이 주로 다루는 사건의 성질 등 법원과 관련 없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오랫동안 법관으로 생활해 오셨는데요. 평소 생각하신 바람직한 법관 상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법관은 성실함과 실력을 바탕으로 균형감각과 넓은 시야를 갖춰 총체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는 직업입니다. 법정에서의 말 한 마디와 행동이 당사자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법원에 대한 평생의 인식을 좌우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법관이 좋은 법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법관 생활을 해 오시면서 여러 가지 소송을 경험하셨을 텐데요. 기억에 남는 재판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10여 년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형사 재판부 부장판사를 맡았을 당시 북한에 동조하는 사설과 기사를 게재했다는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에 대한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 사건은 박정희 군사정권이 혁신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한 민족일보를 5·16 군사 쿠데타 후 3일 만에 폐간하고 조 사장 등 임원을 간첩으로 몰아 혁명재판소에 넘긴 유명한 필화사건입니다.

재심 당시 조 사장은 특수범죄처벌에 관한 특별법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1961년 12월 23일 사형이 집행되었습니다. 사건을 심리하면서 혁명재판소에서 처리한 사건이라 사건기록도 찾을 수 없었는데,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 무죄를 선고했던 사건으로 기억합니다.

Q. 얼마 전 법원의 판결문을 누출한 언론사가 법조 기자단 내부 징계(1년 출입정지)를 받는 등 논란이 있었습니다. 일부에서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판결문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과 다른 쪽에서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서 있는데요. 이에 대한 법원장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법원의 입장은 원칙적으로 모든 판결문 공개에 찬성하는 방향입니다. 다만 개인정보나 사생활 등이 공개될 경우 발생할 부작용을 우려해 판결문의 비실명화 등 제약을 두고 있습니다.

한 가지 우려라고 한다면 소송당사자들, 특히 형사 사건의 피고인은 익명으로도 자신에 관한 판결문이 공개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측면도 있어서 좀 더 많은 논의를 거친 뒤 합리적인 방향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충분한 사회적 합의 아래 판결문 공개가 확대된다면 판결에 대한 학술적 비판 또한 활성화될 수 있어 우리 법률문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Q. 최근 대법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김명수 대법원장님이 전관예우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대법관 출신인 차한성 변호사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상고심 변론을 맡기로 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사임하는 등 전관예우 관행은 여전히 많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법원장님이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이른바 '전관예우'가 실제로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소송당사자 입장에서 전관 출신 변호사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측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소송당사자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관 출신 변호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면 법원이 그러한 인식을 빨리 불식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 해결을 위해서 먼저 장기적으로는 법관들이 가능하면 법원에서 오랫동안 재직하도록 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법원에서는 전관예우 우려를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형사재판에서 변호인이 재판부 법관과 대학, 사법연수원 동기 등 연고 관계가 있다고 확인되면 사건을 다른 재판부에 다시 배당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이외에도 여러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 대법원 차원에서 사법발전위원회를 꾸려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Q. 서울행정법원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나 바라시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세요.

법원 구성원들이 만족하고 행복해야 대국민 서비스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법관 및 직원들이 직장 내에서 능력과 개성을 마음껏 펼치고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을 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 서울행정법원은 행정권과 국민의 기본권이 부딪히는 현장에서 공익과 사익을 저울질해야 하는 중요한 지위에 있는 만큼 법관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직무에 임해주시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조세일보 독자들께서도 앞으로 서울행정법원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김용석 서울행정법원장 약력

▲1963년 ▲서울 ▲서울 휘문고-서울대 법대 ▲제26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16기)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 청주지법 판사,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 서울고법 판사,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 사법정책담당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기획담당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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