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소송을 전담하는 유일한 전문법원인 서울행정법원이 올해로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구제하기 위해 개원된 서울행정법원(원장 김용석)이 20주년을 맞이한다.
행정법원은 국민들의 행정소송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다는 비판에 따라 1998년 3월 1일 행정소송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일한 전문법원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행정법원의 개원으로 기존의 고등법원-대법원 2심 체제였던 행정소송 절차가 일반 민사사건과 같이 행정법원-고등법원-대법원의 3심 체제로 자리잡았다.
기존 지방법원 등 각급 법원에서 맡았던 행정소송의 1심이 전문법원인 행정법원으로 이관되면서 행정재판이 하나의 재판 영역으로 뿌리내린 것이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개원 당시에는 합의부(재판관 3명 구성) 숫자가 5개 부에 불과했지만 현재 11개 부로 크게 증가했다.
행정 사건 분야도 조세·노동·산재·토지수용·도시정비·보건·주민 등 7개 분야로 세분화해 심리하고 있다. 다만 난민·운전면허·영업정지 등 3개 분야는 합의부의 업무 부담을 완화하고 사건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단독부에서 담당한다.
법원조직법 제7조에 따르면 행정법원의 사건은 합의부에서 심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재정합의부에 의해 단독판사가 심판하기로 결정한 사건은 단독부에서 맡을 수 있다.
행정법원 관계자는 "일반 민·형사 사건과 달리 행정법원은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판단을 내린다"며 "국가의 행정작용을 감시하고 국민의 권리를 지켜주는 업무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법원이 1998년 특허법원과 함께 개원하면서 본격적인 전문법원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전문법원 중 첫 번째로 서울가정법원이 이혼·상속 등 가정사건을 전담하기 위해 1963년 설립됐다.
◆…지난 2012년 서울 양재동 신청사로 이전한 서울행정법원이 올해로 설립된 지 20주년이 됐다.
기존에 서초동에 있었던 행정법원은 전문법원으로써 독자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2년 서울가정법원과 함께 양재동 신청사로 이전했다.
신청사는 '국민과 소통하는 쉼터'를 모토로 민원실을 확장하고 원형경기장 형태로 법정을 배치해 접근성을 높였다.
이처럼 전문법원으로서의 위상을 구축한 행정법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개원 20주년 서포터즈로 선발된 대학생 서포터들이 제작한 주요 판결 20선 카드뉴스가 이번달 중순부터 네이버법률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카드뉴스에는 난민인정 불허처분 취소소송,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 등 행정법원에서 다룬 주요 사건들이 포함돼 있다.
이어 개원 20주년 기념식과 스토리 콘서트를 오는 3월 5일 오전 11시부터 서울행정법원 1층 융선당에서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역대 서울행정법원장 및 행정법원 판사를 비롯한 법조계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지난 13일 취임사를 통해 "사법부에 전문법원들이 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유일한 '행정 전문법원'으로 점점 거대해져 가는 행정권으로부터 국민의 권리를 구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며 "올해는 개원 20주년을 맞는 만큼 법원과 행정재판제도가 다시 한 번 비약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행정법원은 김용석 법원장과 함상훈 수석부장판사를 비롯한 44명의 법관과 총무과 및 행정과 직원 100여 명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