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372억 손실로 12년 쌓은 이익잉여금 다 까먹어
KFC가 2년 연속 대규모손실을 보이며 2004년 (주)두산 외식사업부에서 물적 분할된 이후 12년간 차곡차곡 쌓아온 이익잉여금을 2년 만에 다 까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KFC는 지난 2013년 이후 2016년까지 매년 매출이 늘어도 수익성은 악화되는 '속 빈 강정'식의 영업실적을 보이다 2016년엔 184.2억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이어 지난해에도 당기순손실이 188.2억으로 확대되는 최악의 성적표를 내밀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외식업의 기본 근간인 메뉴, 맛,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반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FC의 지난해 매출은 1613.7억원으로 전년도 1770.2억원보다 8.8% 줄어 그간의 성장세에 종지부를 찍고 하락세로 반전했다.
손익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173.4억원의 영업손실을 시현, 전년도인 2016년 125.4억의 영업결손보다 38.3% 증가해 적자가 확대됐다.
당기손익 또한 2016년 184.2억원과 2017년 188.2억원 등 2년 연속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악의 손익계산서를 내밀었다.
지난 2013년 1568.3억원 매출에 당기순이익 115.9억원이라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던 KFC는 소유권이 두산 외식사업부에서 CVC캐피탈파트너스로 팔려나간 2014년 이후 매년 외형은 늘어도 손익은 점점 더 악화되는 실속 없는 성적표를 그려왔다.
더욱이 지난해 2월 KG그룹으로 주인이 다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너지 효과는 고사하고 경영실적은 더 악화됐다.
지난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영업상황을 살펴보면 매출의 경우 2013년 1568.3억원, 2014년 1619.1억원, 2015년 1747.2억, 2016년 1770.2억원 등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613.7억원의 매출을 시현, 처음으로 성장세가 꺽였다.
반면 손익은 2013년 115.9억원의 영업이익을 고점으로 지난해까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의 시선을 자아내고 있다.
2013년 영업이익 115.9억에 순이익 106.2억에서 2014년 영업익 68.8억, 순이익 49.1억, 2015년엔 25.1억과 12.4억으로 급감하더니 급기야 2016년에는 영업손실 122억원과 184.2억원의 순손실로 국내 진출 이후 첫 적자를 대규모로 기록했다.
손익악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173.4억의 영업손실과 188.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또 다시 시현, 적자폭이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로써 KFC는 지난 2004년 (주)두산 외식사업부에서 물적 분할된 이후 2015년까지 12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342.3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모두 까먹고도 오히려 23.9억원의 이익잉여금 결손 상태로 반전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KFC 구조조정 노력 녹록치 않아...현금흐름 악화에 KG그룹 177억 지원받아
결국 지난해 2월 글로벌 사모펀드 CVC캐피탈에서 KG그룹으로 새 주인을 맞은 KFC가 나름 심기일전하며 부실매장과 중복 상권매장을 정리하고 요지에 매장을 새로 여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실적 개선은 녹록치 않은 모양새다.
지난해 매출 원가 및 임차료, 광고선전비 등 비용절감, 여기에다 제품 가격인상 등을 통해 2016년 대비 매출원가 약 67.6억원, 판매관리비 약 40.9억원 등 108.5억원을 줄였지만, 매출 감소액이 이보다 48억이 많은 156.5억원 감소해 외형뿐 아니라 손익까지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실질적 영업성과를 나타내는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이 2016년 -61.6억원, 2017년 -96.0억원 2년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금흐름은 부동산, 예금 등 보유자산 처분이나 외부자금 수혈을 통해 투자활동 등의 회사 운영상 소요자금과 부족자금을 충당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렸을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2년 년 연속 대규모 적자에다가, 2015년말 기준 342.3억원이나 쌓아둔 이익잉여금을 불과 2년 만에 다 까먹고 오히려 23.9억원의 이익잉여금 결손 상태로 반전시킨 재무제표로는 은행권 신규 차입은 고사하고 기존 대출금에 대한 상환압박에 시달렸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KFC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 우리은행, KEB하나, 국민, 신한, 농협 등 5개 은행의 130억원 대출금은 지난해 우리은행 70억원만 남고 나머지 4개 은행은 모두 상환된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출금 상환과 회사 운영상 부족자금 충당은 모기업인 KG그룹 관계사들로부터 차입금 형태로 자금 지원을 받아 충당했다. 새 주인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이에 동원된 관계사는 KG이니시스 100억, KG ETS 45억, KG 올앳 30억, KG 에프앤비 2억 등 총 4개사 177억원에 달했다.
KFC측에 향후 영업정책과 자금조달 및 운용 전략을 들어보고자 하였으나 이 회사 관계자는 “재무적 수치나 경영전략은 영업기밀이어서 밝힐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