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본회의에 자유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정부 개헌안이 표결에 붙여지고 있다. (사진=조세일보)
국회는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사실상 부결됐다.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고 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으나 114명의 의원만이 참여해 투표 자체가 불성립됐다. 개헌안 처리를 위한 의원 정족수는 재적의원의 3분의2로 최소 192명의 투표 참여가 필요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표결 직후 "30여년만에 추진된 이번 개헌안 표결이 투표 불성립으로 이어진 점은 대단히 안타깝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 국회가 여야 합의를 통해 개헌안을 내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 의장은 "20대 국회는 처음으로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1년반 가까이 개헌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더 이상 (개헌을) 미룰 명분도 시간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통령 개헌안의 부결은 사실상 예고된 것이었다. 전날까지 야4당은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자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개최된 본회의엔 113석을 가진 자유한국당에서 단 한명의 의원도 참석하지 않아 개의 직전부터 정족수 미달이 확실시 됐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에선 소수 의원들이 참여했으나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반대 토론에 나서거나 투표 불참으로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를 강조했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은 표결 직전 반대 토론에 나서 "대통령의 헌법 발의권은 원래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 유신헌법 때 끼워넣은 독재시절의 잔재"라며 "적폐청산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이 개헌 발의권을 행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은 토론에서 "문 대통령의 개헌안은 국회의 개헌 논의를 압박해 속도를 내게 한 역할도 있었다"면서도 "통과되지도 않을 개헌안 표결 시도는 지방서거를 위한 정쟁도구로 삼으려 한다는 오해를 사기 쉽다"며 국회 개헌 논의를 지켜봐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6·13지방선거와 개헌 동시실시 약속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여당은 물론 야당 사이에서도 '한국당 책임론'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모든 정치세력이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투표 동시실시를 약속했다"며 "특히 자체 개헌안을 마련해놓고도 안 한다고 한 한국당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솔직히 이번 개헌 불발 대활란 주범은 홍준표 한국당 대표"라며 "지방선거 동시 개헌이 투표율을 높여 야당에 불리한 선거를 가져올 것이란 딱 하나 이유로 개헌 약속을 휴짓조각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개헌안 부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개헌안 발의는 60일 이내 처리하도록 (헌법에 명시)돼 있다"며 "어쨋든 출석해서 의사표시를 해야한다. 한국당은 헌법을 부정한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