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에서 25일 열린 이현동 전 국세청장의 3차 공판은 당시 돈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진 현직 국정원 직원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돈의 인출과 행방에 대해 양측의 공방이 이어졌다.
이현동 전 국세청장의 재판이 법정에 차폐시설을 설치한 가운데 철통 보안 속에서 현직 국정원 직원의 증인신문으로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25일 열린 이 전 청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국고 손실) 등 혐의 3차 공판에서 현직 국정원 대북공작국 직원 이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대북공작국 이모 차장의 지시를 받아 1억2천만원을 인출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앞서 현직 국정원 직원인 증인의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증인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와 (이현동 피고인과의) 비대면 신청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측의 의견을 들었다.
이후 재판부는 비공개는 보류하고, 비대면을 받아들여 차폐 시설을 이용해 이현동 피고인과 방청석에서 증인을 볼 수 없도록 한 다음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측은 이 모 직원에 대한 주신문을 통해 이 전 청장의 수수한 것으로 의심하는 1억2000만원의 출처에 대해 증인의 은행계좌를 통해 상급 지시자인 이 모 차장에게 직접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이 전 청장측 변호인은 증인의 계좌에서 6000만원씩 2번에 걸쳐 인출한 사실을 두고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라며 증인이 직접 인출한 사실 여부를 추궁했다.
변호인측은 1억2000만원이 이 전 청장에게 전달된 것이 아니라, 전달 과정에서 배달 사고가 난 것으로 의심하며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현직 국정원 직원의 당시 동선과 기억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그러나 검찰측은 '포청천 사업'이라는 사업 계획에 따라 집행된 이 자금에 대해 집행계획서와 영수증을 근거로 1억2000만원이 이 모 차장에게 전달됐다는 사실을 현금 인출 당사자인 증인을 통해 확인했다.
검찰은 이 돈이 이 모 차장을 거쳐 김승연 전 국정원 국장을 통해 이 전 청장에게 직접 전달됐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 전 청장측은 1억2000만원을 받은 적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현금 인출 당사자인 증인을 여러 가지 정황을 들어 추궁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현직 국정원 직원인 이 모씨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으나, 이 모 차장의 지시로 1억2000만원을 인출해 전달한 사실이 있으며, 그 이후 그 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 전 청장은 2011년 9월 국세청장 접견실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DJ비자금 추적 지시를 받은 김승연 전 국장에게서 '비자금 추적 진행 상황'에 대해 브리핑 받고, 활동자금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또 청장 재임 시기인 2010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국정원의 '데이비슨 프로젝트'로 알려진 DJ 해외비자금 추적 작업 과정에서 해외정보원에게 14회에 걸쳐 총 5억3500만 원과 미화 5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국고손실)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