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 경제에 대해, 그간 정부가 목표로 잡은 '3% 경제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경제성장을 이끌던 설비·건설투자가 둔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내년은 민간소비까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면서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1일 KDI가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9%로 제시됐다.
작년 경제성장률(3.1%, 잠정치)에 비해 0.2%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현재까지 경기상황을 둘러싼 논란에도 정부는 올해 3% 경제성장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이보다 성장세가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데는 투자의 둔화가 꼽혔다.
올해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 장비 투자가 둔화되면서 전년(14.6%)의 높은 증가세가 둔화되며 3.5%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는 1.0%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도 전년에 큰 폭으로 하락한 주택착공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0.2% 감소할 전망이며, 내년엔 감소폭이 확대된 2.6%로 제시됐다.
민간소비는 자산가격의 상승이나 일자리 관련 정책효과 등에 힘입어 2017년(2.6%)에 비해 높은 2.8%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는데, 내년은 올해 전망치보다 떨어진 2.6%로 예측되고 있다. 경제성장률을 고려했을 때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내년의 민간소비와 투자 전반이 올해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장률 전망치는 2.7%로 올해 전망보다 0.2%포인트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3.8% 증가, 내년은 소폭 둔화된 3.5% 증가로 전망했다. 이 같은 수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비교적 빠르게 둔화됨에 따라 수입은 올해에 작년(7.0%)보다 낮은 3.6% 증가하고, 내년은 증가세가 더욱 둔화될 전망이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유가 상승의 영향에 주로 기인해 1.7%의 상승률을 기록, 2019년에는 이보다 낮은 1.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대내적으로는 시장금리 급등, 자산가격 하락 등이 하방위험으로, 정부 정책에 따른 소비 확대 등이 상방위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KDI는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자산가격이 급락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한계가구의 부채상환능력도 급격히 저하되면서 내수를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급격히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혁신과 가계소득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이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소비심리가 꾸준히 상승하고 민간소비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예상을 상회하는 성장률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주요 수출품목의 단가 하락, 대외 경쟁력 약화 등이 성장률 전망에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세계교역량 증가세 확대 등은 상방위험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