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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따라 역사 따라]

조세항쟁 정신 깃든 황사평 천주교 묘역과 삼의사비

조세일보 / 문점식 회계법인 바른 부대표 | 2018.06.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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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평 천주교 묘역

이재수가 민란군의 실질적 지도자가 돼 천주교도들을 살해하는 중에 구마슬 신부와 김원영 신부의 후임인 모세 신부를 붙잡아 왔다. 그러나 대정군수 채구석과 제주목사 김창수의 설득으로 이 두 신부는 목숨을 건졌다.

이재수의 민란군이 제주성으로 진격하기 위해 제주성 앞 황사평에 진을 치고 있을 때 천주교도 장윤선은 제주도를 빠져 나왔다.

장윤선은 목포로 가서 서울 교당에 소식을 전해 천주교도들을 보호하여 줄 것을 요청했고 1901년 5월 31일에 프랑스 군함 두 척이 해군 270명을 싣고 제주도에 왔다.

이 배편으로 온 이재호가 새 제주목사로 부임했고 참으로 어처구니없게 악덕 봉세관 강봉헌이 새 대정군수가 돼 나타났다.

6월 2일 조선 정부는 무장한 군대 약 100명을 추가로 보내 민란군들과 협상했다. 프랑스 군함 철수 조건으로 민란군이 해산하면 모든 민폐를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프랑스 군함이 들어오고 관군대장이 추가로 병력을 보내면서 무장병력이 약 300명까지 이르자 민란군들은 협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조선 정부군 대장 윤철규는 이재수와 면담한 후 유화책을 써서 제주 3개 군수를 모두 바꾸고 민란군의 죄를 묻지 않으며 모든 민폐를 혁파하고 세금폐단을 바로 잡겠다는 약속을 하며 민란군들이 투항할 것을 권유했다.

이에 민란군들이 해산하자 정부군은 민란군 지도자 40여명을 체포해 한양으로 압송했다. 재판을 거쳐 10월 9일 주요 지도자들을 교수형에 처했다.  

이재수의 난에서 살해된 천주교도들은 가매장됐다가 이재수의 민란군이 민주적 절차로 정부에 항의하려 집결했던 황새왓(황새가 내려오는 밭이란 의미)이 공동묘지로 지정돼 이장되면서 이곳 황사평이 천주교도들의 묘역이 됐다.

현재 황사평 천주교 묘역은 천주교도들의 성지 순례지로 불러지며 진실은 은폐된 채로 역사왜곡의 현장으로 탈바꿈돼 있다.

그 당시 횡포를 부렸던 불량 천주교도들의 행적도 솔직하게 표시해 역사의 나침판을 삼는 것이 진정한 종교계의 자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또 제주도청도 납세자들의 조세항쟁의 숭고한 유적지를 종교성지로 왜곡해 내버려둔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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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의사비

한편 추사 김정희의 유배지를 몇 번 다녀왔어도 그 동안 몰랐던 사실이 있다.

새로 현대식으로 지어진 추사 김정희 기념관 뒤편 대정군 보성리 마을에 덩그러니 세워진 삼의사비에는 이재수의 난에 희생된 오대현, 이재수, 강우백의 의로운 세금 투쟁 정신이 마을사람이 세워서 그런지 허접한 글씨로 기록돼 있다.

이재수의 난 발생 60년이 될 때까지 반역의 역사로 쉬쉬하면서 숨겨지다가 사건 발생 60주년인 1961년에 마을 주민들이 돈을 모아 세웠고 이 비가 오래돼 새로 세운 것이다.

이재수의 난은 오늘까지도 역사에서 복권되지 못한 채 비바람에 쓸쓸히 그날의 기억을 되새기고 있었다.

이곳 조세항쟁의 정신이 살아 있는 제주도에 세무공무원 연수원이 옮겨와서 조세징수의 기술을 가르치고 있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성경에서 나오는 세리와 같은 전문인력의 양성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세법정신과 역사, 조세철학을 먼저 가르치는 것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과정이 전혀 없는 현재의 교육과정을 생각해 본다면 세정민주화의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이곳 제주도에 있는 방성칠의 난과 이재수의 난 유적지를 먼저 돌아보는 것이 보다 의미 있는 세무공무원 연수과정이 될 수 있겠다. 


회계법인 바른
문점식 회계법인 바른 부대표

[약력] 현)회계법인 바른 부대표, 공인회계사
전)아시아태평양회계사회 이사
전)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전)한국세무학회 부회장
[저서]“역사 속 세금이야기”
[이메일] jsmoon@baruna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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