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당vs평화당, 비례대표 3人 놓고 치열한 신경전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제1차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김용진 기자]

6·13 지방선거에 나란히 참패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비례대표 3인(이상돈·장정숙·박주현 의원)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2일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상돈·장정숙·박주현 의원은 무례한 언행을 자제해달라"며 "평화당에 조용히 있으면 의원직 사퇴까진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평화당도 "해당 발언을 사과하라"며 비판의 강도를 점점 높혀가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이상돈·장정숙·박주현 의원의 행동은 인간으로서 도저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맹비난 했다.

이어  "(비례대표 3인은) 안철수 바람으로 당선됐는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욕하고 바른미래당을 비판하고 있다"며 "안철수가 싫고 바른미래당과 생각이 다르다면 백의종군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 왜 국회의원직까지 가지고 가려 하나"라고 지적했다.

◆…4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 김용진 기자]

이어 "바른미래당 지도부였던 안 전 후보는 민주당에 요구해서 비례대표 의원을 받은 바가 있고, 박주선 전 대표는 합당 시 비례대표의 당적 이탈을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한 적도 있다"며 "유승민 전 대표도 비례대표를 정리해 줘야 한다고 했었다"고 지적했다.

또 최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우리 당 박지원 의원에 대해 '품위를 지키라'고 막말을 퍼붓고, 민주평화당을 '지역당'이라고 연일 비난하는데 이것 역시 정치적 금도를 한참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해야 할 일은 막말이 아니라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의원들에 대해 품위와 예의를 지키고, 이들이 요구하는 대로 당적 정리를 해주는 것"이라며 "국회의원들을 볼모로 잡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인질정치'에 국민들은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 했다.

앞서 박주현·이상돈·장정숙 바른미래당 의원 3인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몸도 마음도 민주평화당과 함께 하는 비례대표 3인을 바른미래당이 호적정리를 해주지 않고 있다"며 "정치적 도의에 따라 출당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에 반대했던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3인은 비례대표 신분상 당적을 옮기지 못해 바른미래당 신분을 유지한채 사실상 민주평화당에서 활동해 왔다.

한편 이번 6·1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면서 바른미래당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 거기에 민주평화당으로 당을 옮기려는 의원들까지 나오면서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도 불분명해졌다. 오히려 평화당이 소속된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 23석의 자리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래당의 캐스팅 보터 역할은 자연스럽게 평화당으로 옮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