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수술 도구 제작 모습. 사진=강남 연세사랑병원 제공
업계에 따르면 기존 인공관절은 입식생활을 하는 서양인에게 맞춰져 생활습관이 다른 동양인은 운동범위 제한, 세균 침투, 출혈 등의 위험성이 있었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법의 단점을 보완한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이 등장했다. 3차원 영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더 정확한 수술계획을 세울 수 있고 수술 시간도 단축된다는 평가다.
진보한 인공관절 수술법 중 3D 프린팅 기술과 컴퓨터 시뮬레이션(가상수술) 기술이 접목된 '3D 시뮬레이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이 대표 치료법으로 꼽힌다. 자본력과 기술력이 뒷받침된 의료 선진국인 미국에서 2009년부터 시행됐으며 국내는 2010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이후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수술 전 환자의 무릎을 CT·MRI 등으로 스캔한 뒤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골반부터 발목까지 일직선을 이룰 수 있는 하지정렬 각도가 계산하는 과정이 수술의 시작이다. 이후 3D 프린터로 환자의 무릎 입체모형이 제작되고 환자 하지정렬과 무릎모형에 부합하는 수술도구인 가이드(PSI)도 만들어진다.
가상수술로 모든 계획이 수립된 이후 수술이 시행돼 기존보다 시간이 단축되고 출혈, 감염, 합병증 위험도 줄어 고령의 환자에게 안정적이라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정형외관 전문의 고용곤 강남 연세사랑병원 병원장은 "3D프린터로 제작된 수술도구는 수술 시 환자의 무릎관절에 정확히 맞춘 것"이라며 "이미 가상수술을 거쳐 최적의 절삭위치가 표기돼 환자의 무릎에 가장 정확한 위치 등을 안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3D 시뮬레이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국내에서 시술하려면 환자 데이터를 미국으로 보낸 뒤 모형과 도구를 받기까지 2~3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되고 기존 인공관절 수술보다 한 쪽 무릎당 100만원 가량의 비용이 추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강남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 연구팀은 공학 엔지니어와 함께 연구에 착수했으며 자체 맞춤형 수술도구와 설계기술을 개발해 국내화에 성공했다. 기존 수술도구를 보완해 안정성을 높인 디자인을 통해 국내 처음으로 특허청으로부터 2건의 특허를 받았다.
연구팀의 임상연구 결과는 지난 2015년 'Biomed Research International', 2016년 'Archives of Orthopaedic and Trauma Surgery' 등 SCI급 학술지에도 채택된 바 있다. 연구 결과를 통해 향상된 디자인의 수술도구를 실제 임상에 적용해 하지정렬의 정확성을 높였고 수술시간도 단축하는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 병원측 설명이다.
병원측은 "과거 데이터를 보내 수술 전 소요되는 시간만 6~7주였으나 지금은 수술 1~2주 전이면 계획을 세우고 수술도구를 출력한다"며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도구 제작비용이 추가되지 않고 기존 인공관절 수술과 동일한 비용이 적용돼 환자의 수술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특허를 획득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세계적인 학술지에 임상적으로 뛰어난 효과가 발표될 만큼 안전성도 인정받은 것"이라며 "해외 의료선진국 못지않은 기술력으로 국내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새 삶을 찾아줄 수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