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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감사결과…MB 지시에 관련부처 줄줄이 눈치

조세일보 / 이정현 기자 | 2018.07.04 15:00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뇌물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MB) 정부에서 실시된 '4대강 살리기 사업(이하 4대강 사업)'에 대한 이 전 대통령의 구체적 지시가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확인됐다. 특히 환경부는 대통령의 관심사업인 점을 감안해 환경영향평가 등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4일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된 4대강 사업 공사에 대해 ▲ 사업 결정 ▲ 추진 절차 ▲ 집행 분야에 대한 감사 실시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 결과 4대강 사업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돼 관계부처들의 대통령 눈치보기로 진행된 모습이었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등은 마스터 플랜 수립 전까지 사업 타당성을 비롯해 우려사항 등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고의로 누락시킨 사실도 확인됐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7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국토부·환경부 등 47개 기관을 대상으로 50일간 총 71명의 감사인력이 투입돼 진행됐다. 또한 지난해 8월 29일부터 올해 6월 11일까지는 외부전문기관에 성과분석도 의뢰했다. 

앞서 3차례에 걸쳐 4대강 사업 감사를 실시했던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 대해 4대강 사업의 시작과 결정과정, 타당성 등 '과정'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둔 조사였다고 설명했다.


◇ 국토부, MB 지시로 사업 계획…근거 확인無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착수 배경을 "지난 2008년 8월말경 국토부장관이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하천정비 사업을 추진해보자는 지시를 받고 착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시점은 이 전 대통령이 대운하 사업 중단을 선언한 지 2개월 후이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국토부에 '보(洑)를 설치해 수자원을 확보하고 가장 깊은 곳의 수심 5~6m에 굴착'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 한반도대운하 TF 팀장의 용역자료 성과물을 사업의 마스터 플랜에 반영하라는 방향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사업을 검토하던 2009년 2월 '대통령 지시사항인 준설과 보 설치만으로는 수자원 확보의 근본 대안이 안 된다'는 자체 검토를 한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힘들다'는 장관의 판단으로 결국 사후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국토부의 '대통령 눈치보기'는 결국 마스터 플랜 발표까지 이어졌다. 국토부는 중간발표를 앞둔 4월 중순경에도 '물그릇을 8억 톤으로 늘리라'는 대통령실의 당부사항과 '낙동강의 최소수심을 6m로 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받았다.

이에 국토부는 지시의 근거나 타당성에 대한 기술적 분석을 하지 않은 채 같은달 27일 '낙동강 최소수심은 4~6m, 그 외 강은 2.5~3m로 준설'하고 '보 16개 설치와 7.6톤의 수자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보고한다. 결국 이를 기반으로 한 마스터 플랜이 그해 6월 8일 최종발표됐다.

감사원은 이 전 대통령에게 당시 지시를 내린 배경을 직접 듣고자 했으나 협조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시 근무한) 국토부나 청와대 공무원들은 'MB가 운하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셨다'고 표현했다"는 말을 전했다.   

지난 2017년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한 모습. (자료사진=연합뉴스)

◆…지난 2017년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한 모습. (자료사진=연합뉴스)


◇ 환경부, 대통령실 요청에 '조류' 관련 문구 삭제·순화 

4대강 사업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평가해야 할 환경부도 대통령의 지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환경부는 2008년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운하를 건설하면 수질오염 발생 우려가 있고 문제 발생시 치유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보고를 했다.

이어 이듬해 3월 환경부는 4대강 사업이 논의되자 대통령실 등에 보를 설치하면 체류가 증가해 조류 발생 등이 우려된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해당 보고 이후 대통령실은 조류와 관련된 표현을 삼가하라는 등의 요청을 한다. 실제 이후 환경부 보고서에선 관련 문안이 삭제되거나 순환됐다는 게 감사원 조사 결과다.

환경부가 이후 2009년 5월경엔 국립환경과학원을 통해 4대강 사업 이후 조류농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보고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환경부는 이번에도 '대책이 없거나,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방향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등의 사유로 이를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 4대강 사업 착공, MB 지시에 1년 앞당겨져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이 당초 2010년 1월 착공 계획이었으나 2008년 12월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009년으로 앞당겨진 사실도 확인했다.

이같은 결정에 따라 당시 각 지방 국토청은 하천기본계획 등의 변경을,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기간 단축, 기획재정부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검토한 점도 줄줄이 드러났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환경영향평가 기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결국 환경부는 통상 5개월~10개월이 걸리는 사전환경성 검토와 환경영향 평가 기간을 각각 2~3개월 내 완료하기로 했다.

실제 국토청이 2009년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보 구간의 조류농도에 대한 예측이 누락되거나 수질개선을 위한 가동보 운영방안 등에 대한 보완작업이 빠졌다. 국토청은 전문 검토기관 의견을 사전에 입수해놓고도 부정적인 의견을 삭제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4일 MB정부 시절 진행된 4대강 사업의

◆…감사원은 4일 MB정부 시절 진행된 4대강 사업의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사진=김용진 기자)



◇ 국토부, 잔액 발생 예상하고도 '없음' 허위 보고

4대강 사업 집행 분야에서는 국토부가 잔액 발생을 예상하고도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잔액 없음'으로 보고한 사실이 적발됐다.

국토부는 4대강 사업소관 예산 15조4000억원을 관리 집행하면서 지난 2010년 8월 낙찰차액 등 4544억원의 집행 잔액을 예상했다. 그러나 잔액을 보고하지 않은 채 지자체 건의사업 등에 집행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번 조사에서 양수장과 어도(漁道)가 수문 개방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공된 점도 밝혔다. 수문 개방시 수위가 내려가면 양수가 어렵거나 어도기능이 상실되기 때문에 추가 공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한편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로부터 건설사 이면 거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민간 업체는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수사 등을 통해 접근할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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