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원대의 뇌물수수와 350억원대의 횡령 혐의를 받고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 불출석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비자금 횡령,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공판준비기일에서 정식 재판 불출석 가능성을 내비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부장판사 정계선)는 10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에 대한 두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전 대통령이 현재 오랫동안 앉아있기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변호를 맡은 강훈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서 증거조사 기일에는 가능한 불출석할 수 있도록 고려해 줬으면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증거조사 기일도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있어 한 시간마다 10분씩 휴식시간을 두고 무리가 가지 않도록 진행하겠다"면서도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때문에 증거조사기일을 줄이면 판단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의 당수치가 높게 유지되고 있어 구치소에서 외래 진료를 권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증거조사기일은 서면증거를 통해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공방으로 이뤄지는 재판이라서 이 전 대통령이 불출석해도 큰 지장은 없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재판에서도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소유가 아니라며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소유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이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며 "하지만 다스는 형인 이상은 회장의 회사이며 (이 전 대통령은) 경영자 입장에서 지식과 도움을 줬을 뿐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의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이 어떠한 방식으로 (다스의)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전혀 명시돼 있지 않다"며 "비자금을 조성한 공모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편 재판부는 방대한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심리하기 위해 다음달 20일까지만 일주일에 두번 재판을 진행하고 이후부터는 주3회 재판을 강행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권남용 등 20여개에 달하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35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하고, 경리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31억원의 법인세를 포탈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김백준 청와대 전 총무기획관 등 측근들을 통해 국정원에서 7억원 상당의 특수활동비를 상납받고, 삼성전자가 대납한 다스의 미국 소송비 등 총 111억원에 이르는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있다.
이밖에 대통령 퇴임 후 청와대 문건을 영포빌딩에 빼돌린 혐의 및 다스의 투자금 반환 과정에서 국가기관을 동원해 직권을 동원한 혐의 등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은 17일 한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 뒤 23일부터 정식 재판이 시작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