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朴 前 대통령 배출한 여의도 당사 떠나 영등포에 새둥지
◆…11일 영등포 우성빌딩에 마련된 새 당사에서 현판 제막식을 갖는 김성태 원내대표(현판 우측)와 지도부. (사진=김용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2명의 전직 대통령을 배출했던 여의도 당사를 떠나 영등포에 새 둥지를 틀고 '영등포 시대'를 선언했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1일 오후 영등포 우성빌딩에 마련된 신(新)당사에서 현판 제막식을 갖고 "영욕의 세월인 여의도 당사 시절을 마감하고 서민과 중산층을 아우르는 서민 정당으로 영등포 시대를 활짝 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권한대행은 "오로지 국민만 쳐다보고 국민이 여의도를 생각할 때 다시 돌아오겠다"며 "처절한 진정성으로 영등포 당사에서 사회개혁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이날 현판식에는 김 권한대행을 비롯해 안상수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 함진규 정책위의장,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 등 당 지도부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新당사를 찾기에 앞서 구(舊)당사가 들어섰던 여의도 한양빌딩에서 현판 철거식을 가졌다.
여의도 당사는 한국당이 지난 2007년 한나라당 시절부터 사용한 곳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출하며 집권 여당으로 활동한 곳이다.
◆…11일 여의도 한양빌딩에서 자유한국당 현판이 철거돼 바닥에 내려졌다. 현판 우측으로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좌측에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 등이 서서 사진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김용진 기자)
여의도 당사는 국회 바로 맞은편에 위치했다. 현재 이 일대는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확장 이전해 온 더불어민주당사를 비롯해 정의당사, 바른미래당사(舊 국민의당 당사) 등 여야 당사가 몰려 있다.
또한 정당 연계 기관을 비롯해 크고 작은 정치·시민사회 기구 다수가 위치해 명실상부한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지역이다.
이같은 국회와의 인접성이나 정치적 상징성 때문에 한국당 내부에서도 영등포 당사 이전에 우려를 표한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신당사가 들어설 건물을 찾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일부 건물 관계자는 당사 주변에 지지층 또는 시위대가 몰릴 것을 꺼려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럼에도 결국 당사 이전이 추진된 데는 재정적 부담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당이 한양빌딩에 납부해온 월 임대료는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사 이전 문제는 한국당이 야당이 된 직후부터 논의돼다가 6·13 지방선거 참패 후 속도가 붙었다.
특히 김성태 권한대행은 지난달 18일 당 혁신계획으로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며 "당사를 공간적으로 최소화하고 전국에 상주한 당사를 처분해 당 재정을 효율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공사가 진행 중인 신당사를 둘러본 김 권한대행은 "실질적으로 여의도 당사의 15% 사이즈"라며 "새로운 기회를 (국민들이) 주실 때까지 우리는 혹독한 세월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회의에선 "여의도 당사를 11년만에 접고 최소한의 살림살이로 영등포 당사로 이전한다"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